[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재계 총수들이 입을 닫았다.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재벌개혁을 표방하고 나서자 아예 문제삼을 만한 발언과 행동을 아예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겨울철에 건강상의 이유로 지하주차장을 이용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은 정문 로비를 통해 출근해 왔다. 외부 노출이 안 되는 지하주차장을 이용함으로써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ㆍ중수교 20주년 기념 국제학술포럼에 참석한 최태원 SK회장도 묵묵부답이었다. SK그룹의 투자 전략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겨우 "연구중"이라고 한마디 할 뿐이었다. 행사 후 최 회장은 "수고했다"며 행사장을 떠났다.
재계 총수들이 입을 다무는 것은 최근 정치권의 압박에 오해살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와관련 일각에선 선거철 오너의 침묵이 자칫 기업의 침묵으로 이어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긴박한 글로벌 경영 환경 상황에서 어느때 보다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오너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총수로 향한 정치권의 압박이 심화되면서 총수들이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엉뚱한 발언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총수의 정중동이 기업 경영 활동까지 위축시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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