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정치전문가들은 향후 대선정국은 외부적으로 북한리스크와 유럽발 재정위기, 국내 가계부채와 경제민주화를 포함한 재벌-노사관계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선판도에서는 박근혜 리스크를 포함해 본선의 성패의 키를 쥔 안철수변수와 2040등 부동층을 3대 변수로 꼽았다.
안 원장은 이 책에서도 대선에 나서는 정치인이 될지 지금처럼 지식인지 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책을 계기로 각 분야 현장을 찾아다니며 의견을 모아 책에서 제시된 경제, 복지, 재벌개혁, 고용, 외교 등에 대한 정책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혀 정책행보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했다. 안 원장이 움직일 때마다 대선주자로서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미 대선에 등판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함께 빅 3의 지지율 변화에도 관심이 모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안 원장이 책이 나온 이후 트위터에 "안철수 원장의 서적이 편집과 디자인, 인쇄와 제본 작업 등을 4일 만에 초고속으로 완료해 출간됐다"면서 "지난주 다자구도에서 문재인 고문에게 역전됐다가 이번주 회복세를 보이던 차였는데, 출간소식으로 지지율이 소폭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한국갤럽의 16일 정례조사에 따르면 대선 후보 다자 구도 지지도에서 박근혜 36%, 안철수 23%, 문재인 12%, 김두관 3%, 손학규 2%, 김문수 2% 지지후보 무응답 22%였다.
한국갤럽은 " 최근 일부 언론과 조사에서는 문재인 고문이 안철수 원장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 보도가 있었으나, 한국갤럽 데일리정치지표에서는 1월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문 고문이 안 원장을 앞선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 대선 후보 삼자 구도의 해석에서는 문재인 고문의 가장 큰 지지 기반은 민주통합당 지지자인 반면, 안철수 원장은 민주통합당 지지자와 무당파(지지 정당이 없는 유권자) 양쪽에서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새누리당과 박 전 위원장은 안 원장을 끌어들이거나 혹독한 검증으로 안 변수를 없애야 한다. 민주당과 야권은 당내 경선에서 최적의 후보를 선출한뒤 안 원장과의 연대나 마지막 흥행(야권단일화후보 선출)을 이끌어내 한다. 임혁백 교수는 "안 원장과 야당 후보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윈윈 성공방정식'을 찾는다면 야권에 분명한 호재가 되고, 분열하면 필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실장은 "안 원장이 야권후보와 단일화 했을 때 중도 무당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세론, 박근혜는 변수 아니라 상수= 박 전 위원장의 5.16발언의 후폭풍은 그가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이며 향후에도 여야 막론하고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무차별 공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박 전 위원장의 가장 큰 장점은 확실한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경북(TK)이라는 공고한 지지기반과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 5060세대의 '박정희 향수' 등으로 이뤄진 고정 지지층은 박 전 위원장을 '상수'로 자리잡게 했다. 하지만 이같은 장점은 곧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박근혜의 적은 박근혜"라면서 "'선거여왕'의 이미지를 굳히면 대통령 열차를 타겠지만 '유신공주'의 모습을 보이면 필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박 전 위원장은 대선처럼 전국을 지역구로 하는 선거에서는 이겨본 적이 없다"면서 "5.16 쿠데적 발언, 정수장학회, 과거사 입장 정리 등 구체적인 검증에 들어가면 대세론이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원싸움, 무당층이 승부 가른다= 여야모두 한목소리로 이번 대선은 '중원싸움'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권자들의 이념성향은 보수3 : 중도4: 진보3으로 분류된다. 이중 보수성향의 30%와 진보성향의 30%는 이미 지지할 후보를 결정한 고정층이다.
문제는 중도성향의 40%다. 중동성향의 부동층이 40%나 되는 것이다. 여야가 '중도전쟁'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주자들도 마찬가지다. 보수성향인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위원장은 보수의 핵심가치인 '성장' 대신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외치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은 '성장'을 통한 '복지와 분배'를 말하고 있다.
여야 모두 중원의 영역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해야 51:49 구도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중원을 누가 차지하느냐"라면서 "중도층을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는 시대정신이 담긴 비전과 정책을 누가 반영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사회의 기준이 되는 세대이자 낀 세대인 40대가 2030세대와 묶여 진보적 성향을 드러낼 것인지 실용적 정서로 보수적 성향을 드러낼 것인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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