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코스닥시장의 역할에도 불구하고 최근 코스닥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코스닥지수 600선이 붕괴된 이후 500선에 수년째 묶여 있고 시가총액은 100조원 대에서 등락을 보이는 침체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최근 3년간 코스닥시장을 통한 유상증자금액이 2009년 3조5000억원에서 2011년에는 6000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코스닥시장이 중소ㆍ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시장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대형우량기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백화점과 재래시장간 고객 유치경쟁에서 재래시장이 밀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백화점의 상품이 재래시장 상품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증권시장에도 대형우량기업이 상장돼야 시가총액 및 거래가 증가하고 관련 파생상품의 개발도 가능하게 돼 결국 대형우량기업의 상장은 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과 인프라를 조성하게 되는 것이다.
해외 신시장의 경우에도 대형 우량기술주를 유치해 첨단기술주 시장으로 정체성을 확립한 신시장은 성공했으나 주시장의 2부시장 또는 중소형주 위주로 운영하는 신시장은 실패했거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우량기술주인 블루칩을 적극적으로 상장유치함으로써 첨단기술주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 우량기술주의 코스닥 상장은 코스닥시장의 악순환 고리를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게 함으로써 코스닥시장이 선진 증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대형 우량기술주의 유치를 통한 코스닥시장 활성화는 한국 전체기업수의 99.9% 그리고 전체고용의 87.7%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성장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코스닥시장 활성화는 중소기업의 원할한 자금조달과 성장을 지원하고 이들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층의 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달성해 우리나라가 일류국가로 가는 길을 활짝 열어 줄 것이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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