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국 3만3500km에 걸친 철도 선로마다 요즘 구리도둑 잡기 비상이 걸렸다. 거의 매일 이같은 사건이 벌어진다는 것이 독일 국영철도회사 도이체반(DB, Deutsche Bahn) 측의 설명이다. 14일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구리 케이블 절도는 단지 ‘겁없는’ 아마추어들을 넘어 조직범죄화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하노버와 함부르크를 잇는 철도구간에서는 2km 길이의 구리 와이어케이블을 들어낸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이 때문에 해당 구간 철도가 8시간 넘게 폐쇄됐고 100여대의 기차편이 우회해야 했다. DB는 비용 손실뿐만 아니라 여론의 비난까지 받아야 했다.
결국 철도당국은 구리 절도행위 근절을 위해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지난 10일 국영 DB와 통신회사 도이체텔레콤, 전력회사 RWE는 독일철강산업협회(VDM)과 공동으로 철로, 통신회선, 전력선을 쉽게 빼내지 못하도록 기술개발 등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지난해부터 DB는 철로용 구리 케이블에 첨단 화학물질을 발라 추적을 용이하도록 만들었다. 용의자의 손이나 도구, 또는 케이블을 자외선스캐너를 통해 식별하면 도난된 것임은 물론 원래 어디에 있던 것인지도 알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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