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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물안개 피면 세미원 연꽃이 방긋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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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물안개 피면 세미원 연꽃이 방긋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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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두물머리 물안개가 신비로운 새벽 풍경을 선사한다. 천리길을 달려온 남한강과 북한강이 몸을 섞는 두물머리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적막하던 강물도 분주하게 아침을 맞는다. 세미원 정원엔 연분홍빛 연꽃이 방긋 꽃봉우리를 활짝 열어 젖히고 듬뿍 햇살을 품는다. 기적소리 끊어진 간이역에는 옛 추억만이 머물다 가고 그 추억을 찾아드는 발걸음은 분주하다.

서울에서 지척인 양평으로의 여행은 다양한 풍경과 이야기꺼리를 담고 있다. 두 물이 한 몸이 되는 두물머리는 최고의 사진 출사지로 인기가 높고, 연꽃 정원 세미원에는 활짝 피어난 연꽃이 품어내는 향내가 진동한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둔역의 호젓함은 또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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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안개낀 그곳에 내마음도 풍덩
양평여행의 시작은 두물머리다. 양수리 북서쪽으로 흐르는 남한강이 남으로 흐르는 북한강을 만나 가쁜 숨을 쉬다 한 강이 되어 가기 전에 쉬었다 가는 곳이다.
옛날엔 강원도 산골에서 베어낸 나무를 뗏목으로 엮어 정선의 골지천과 조양강, 영월의 동강을 거쳐 단양과 충주, 여주로 흘러가다 경기도 양수리에 오면 떼꾼들도 한 숨을 돌렸다.

요즘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주말이면 북새통이다.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사계절 변화무쌍함을 담으려는 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곳의 터줏대감은 수령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다. 높이 30m, 둘레 8m에 400년이나 묵은 이 나무는 한때 사이좋은 할배, 할매 느티나무였지만 홍수로 인해 이별의 슬픔을 겪고는 지금은 할매 느티나무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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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드라마나 광고촬영 장소였다가 지금은 청춘남녀들이 '헤어지지 말자'는 의미에서 사랑을 맹세하는 자리로 변했다.
새벽녘에 찾으면 두물머리에서 아득하게 피어 오른 안개가 느티나무를 감싸며 밀려드는 장관을 맛볼 수 있다.

◇세미원-물보며 마음씻고 꽃보면서 마음 아름답게
두물머리를 나와 물길을 따라 10여분 가면 세미원이다. 6개의 커다란 연못과 걷기 좋은 산책로가 있다. 세미원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7월의 여름이다. 연꽃이 연못 가득 환하게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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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원이란 이름은 '장자(莊子)'에 나오는 '관수세심 관화미심'(觀水洗心 觀花美心, 물을 보면서 마음을 깨끗이 씻고, 꽃을 보면서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에서 따왔다.

정문인 불이문을 지나면 울창한 숲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이 나온다. 물 가운데로 돌다리가 깔려 있는데 인공으로 조성해 놓은 것 같지 않게 운치 있다. 한 발 두 발 돌다리를 건너다보면 졸졸졸 시냇물 흐르는 소리에 귓전이 시원하다.

한반도 모향의 공원을 지나면 수많은 항아리가 장신된 분수가 발길을 잡는다. 새벽마다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가족을 위해 비는 어머니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분수를 지나 강쪽으로 나서면 커다란 연못들이 나타난다. 백련,홍련, 가시연, 수련 등 100여 종의 연꽃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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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주위로는 산책로가 잘 닦여져 있어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산책로에는 한여름의 햇살을 피할 수 있는 정사와 나무그늘이 있다.

◇구둔역-아련한 낭만과 추억이 머무는 곳
양평의 마지막 여행지는 구둔역이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언덕배기 외진 산골에 자리한 아담한 간이역이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건축학 개론' 촬영지이기도 하다.

구둔이란 뜻은 '아홉 구, 진칠 둔'의 뜻으로 임진왜란 당시 마을에 아홉 개의 진지를 설치했던 것에서 붙여졌다. 지금은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구둔역은 1940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지금의 모습은 처음 생길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시멘트와 목조로 건축된 역사는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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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안쪽으로 들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소원나무'가 있다. 역목이였지만 여행객들이 하나둘 적어놓은 소원지들이 주렁주렁하다. 1996년부터 기차표를 팔지 않는 간이역이 된 구둔역은 '등록문화재 제296호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루에도 많은 기차가 이곳을 거쳐 가지만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열차가 3번 정차한다. 그것도 덕소-원주간 중앙선 복선화공사가 완료되면 통과열차도 다니지 않는 폐선으로 남는다.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 역사는 보존된다.

그래서일까. 구둔역을 바라보는 눈길은 더욱 애틋하다. 아담한 역사와 화단, 토끼장, 금붕어가 한가로이 노니는 연못 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정겹게 다가온다. 들고나는 사람은 적지만 아직도 따뜻함에 배어 있는 역이다.

양평=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
서울에서 구리, 덕소, 양수리를 지나 양평으로 가는 6번 국도를 이용한다. 양평읍내 가기전 가장 먼저 두물머리와 세미원이 나온다. 세미원에서 331번 지방도를 타고 지제 방향으로 가면 구둔역이다.

△볼거리= 양평은 볼거리가 참 많다. 용문사의 은행나무를 비롯해 중미산천문대, 산음자연휴양림 등은 자연과 함께 하기 좋다. 또 민물고기생태관이나 지평막걸리 등도 찾아볼 만하다. 최근에 새롭게 단장한 이포보와 캠핑장도 좋고 두물머리 부근에 있는 수종사나 다산 정약용 기념관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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