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유럽부채위기의 해결책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럽정상회의가, 회의 시작을 앞두고서 점차 비관적인 전망으로 돌아서고 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26일(현지시간) 합의문에 “고무도장을 찍어주러 브뤼셀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정상회의가 월요일 증시가 열리기 전인 3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말하며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임을 시사했다. 몬티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사실상의 총리직을 걸고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상회담의 성과는 몬티 총리의 바람대로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상회담의 성패를 두고서 가장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유로본드 등에 대해서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독일 하원에 출석해 "유럽 정상들이 상호 연대만을 강조할 뿐 구조적 해법과 관리감독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며 "연대와 관리감독은 함께 가야 하는 것이며 충분한 감시가 보장될 때에만 연대가 가능하다"고 확고히 선을 그었다. 메르켈 총리는 또한 유로본드는 "잘못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유로본드 도입을 호소하는 남유럽 국가들의 호소와 협박에도 입장을 바꿀 뜻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스페인, 이탈리아 등 국가들은 유로본드 도입을 등을 통해 현재의 치솟는 국채 금리 등을 낮춰야 한다고 독일을 압박해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메르켈 총리를 만나 설득작업에 들어갔지만, 메르켈 총리는 역시 입장을 바꾸지 않아 설득에 실패했다. 27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만난 양국 정상은 사실상 특별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헤어졌다.


독일에서도 은행 연합(banking union)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정상회담에서 은행 연합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합의점이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 연합에 대해 폴란드와 체코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 두 나라는 유럽 부채위기의 파편이 자국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다, 외국 자본의 은행 잠식도 상상한 수준이기 때문에 범유럽 차원의 은행 연합이 도입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 아닐 수 잇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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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등이 작성한 보고서 등도 초안에 비해 후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극히 미미한 성과만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반 롬푀이 의장은 이번 정상회의를 두고서 "유럽 정상간 공동 이해를 이끌어내는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본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큰 소득을 거두지 못하고 다음 정상회담을 기약하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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