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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재현 기관사 미국정부 ‘특별공로훈장’ 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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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한미연합사령부 드래곤힐 2층서 고인의 자녀들에게 전달…한국인으론 최고·최고 훈격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6·25전쟁 중 전사한 고 김재현 기관사(1923~1950년)가 26일 오후 2시 한미연합사령부 드래곤힐 2층(용산)에서 미국 국방부로부터 ‘특별공로훈장’을 받았다.

김 기관사는 전시에 포로가 된 미 육군 24사단장 윌리엄 F. 딘(1899~1981년) 소장 구출작전에 참여했다가 전사했다.
훈장이름은 ‘특별민간봉사상(Secretary of Defense exceptional civilian service award)’. 이 훈장은 미 국방성이 안보상 큰 업적을 남겼거나 국방조직·기능에 크게 이바지한 사람에게 주는 것으로 미국정부가 민간인이나 외국인에게 주는 상으론 최고 훈격이며 국내 수상자는 고인이 최초다.

민간인신분으로 살아올 가망이 적은 작전에 자원한 고인이 전쟁 중의 민·군 협조와 다른 한·미 합동작전에 공을 세웠다는 게 미 국방성 평가다.

‘특별공로훈장’ 추서는 월터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2008년 6월~2011년 7월)이 추진, 이날 고인에게 미 정부를 대신해 감사장을 전했다. 서훈식장엔 정창영 사장 등 코레일 관계자 30명과 유족, 한미양국 주요 군 지휘관이 참석했다.
‘특별민간봉사상’은 고인의 친자인 김제근(63·대전시 동구)씨, 감사장은 친녀인 김제권(65) 씨에게 전해졌다.

‘특별민간봉사상’과 ‘감사장’은 코레일의 끈질긴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6월부터 주한미군사령관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고인의 공훈을 인정받기 위해 애썼다. 국방부도 지난해부터 미국을 찾아 공적 가치와 전사경위를 설명하는 등 힘을 보탰다.

김 기관사는 1923년 논산서 태어나 22세 때인 1944년 철도국에 들어가 대전기관차사무소 기관사로 일하던 1950년 7월19일 대전전투 중 연락이 끊긴 딘 소장 구출작전에 참가했다.

딘 소장은 6·25전쟁 후 처음 한국에 상륙했던 미24사단 사단장으로 3년간 평양에서 포로생활을 했다. 딘 소장 구출특공대가 긴급조직 됐으나 옥천지역까지 북한군이 점령하고 있어 귀환가능성이 희박했다.

이런 가운데 김 기관사는 작전에 자원, 특공대가 갈 기관차를 운전했고 북한군 매복을 뚫고 돌아오던 중 대전 판암동 근처에서 북한군 총격을 받고 숨졌다.

그때 고인은 28세로 부인(이규선 씨)와 사이에 딸 제권 씨(당시 4세), 아들 제근 씨(당시 2세) 등 1남1녀를 뒀다. 이들은 나중에 아버지 뒤를 이어 모두 철도원이 됐다. 제권씨 아들인 외손자 홍성표 씨도 코레일에서 현직 부기관사로 근무 중으로 고인이 못 다한 철도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고인에 대한 후배기관사들 추모 열기는 60년이 지난 지금도 뜨겁다. 김 기관사가 총격을 받고 숨진 곳에 철도인들이 1962년 순직비를 세웠다.

이곳을 지나는 기관차는 짧은 경적을 울려 고인의 넋에 존경을 나타내는 게 관행으로 내려온다. 현충일이 다가오는 해마다 6월엔 순직비를 찾아 기념행사도 갖고 있다.

경기도 의왕 철도박물관엔 김 기관사의 유품이, 국립대전현충원엔 김 기관사가 운전했던 미카 3-129 증기기관차가 전시돼 있다. 이번 미 정부 훈장추서로 고인은 역사적 자취를 확실히 남길 수 있게 됐다.

서훈식에 참석한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고인의 용기를 흠모하고 희생을 안타까워하는 모든 철도인들의 오랜 염원이 이뤄진 것 같아 기쁘다”며 “더 나아가 한미동맹의 오랜 역사를 되돌아보고 철도산업의 안보적 중요성도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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