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짝 공시'는 위기모면용일뿐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계절과 맞지 않게 그리스와 스페인에서 불어온 한파로 국내 증시가 꽁꽁 얼어붙었다. 그런데 지수 급락 속에 코스닥 상장사들이 호재성 자율공시를 잇달아 내놓는 모습이 눈에 띈다. 뭔가 다급한 모양새다. 지난 4일 전체 공시 257건 중 15건(5.8%)이 특허권 취득, 단일판매공급계약, 자사주 취득 등 호재성 자율공시다. 지난 5월24일부터 31일까지 5거래일 간 전체 3782건 중 호재성 자율공시가 47건(1.2%)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양이다.


계약도 굵직굵직했다. 에스티큐브는 한미프렉시블을 통해 LG전자에 지난해 매출액의 74.1%인 54억원 규모 로봇청소기용 센서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현대ㆍ기아차와 25억원 규모의 반도체 개발계약을 맺기도 했다. 몇몇 기업은 증시에서 가장 환영받는 무상증자와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하기도 했다.

주가 하락 속에 기업들이 알아서 '자화자찬'식 공시를 냈는데 주가는 요지경이다.지엠피는 공시 이후 주가가 급등세를 멈추고 하한가로 치달았고 일부는 아예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코스닥 기업의 공시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AD

자율공시는 주요경영사항 이외의 사항을 상장기업의 자율적인 판단에 의해 공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이를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많은 기업들이 호재성 자율공시를 내놓았다가 추후 이를 정정하거나 취소하는 등의 행위로 인해 신뢰를 잃었다.

맥없이 추락하는 주가에 호재성 자율공시로 응급조치를 취하는 건 순전히 기업의 판단이다. 그러나 코스닥 기업들은 이같은 임시처방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낮추는 덫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기업을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은 기업의 공시다. 그래서 그 신뢰를 저버렸을 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크다. 또 이를 회복하는데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반짝 공시'보다는 꾸준한 실적과 성장성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다. 코스닥 기업들에게는 급할 수록 돌아가는 우직함이 필요한 시기다.


김소연 기자 nicks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