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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한달치 월급 '소황제' 과외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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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한달치 월급 '소황제' 과외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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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이상의 가정 '개인교습'
교육비 해마다 20%씩 증가
올 시장규모만 84조원 전망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중국 베이징의 중견 무역회사에 다니는 장웨이링(가명·35·여)씨는 자녀 사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휜다. 피아노, 무용, 영어, 수영 등 여섯 살배기 딸이 받고 있는 개인교습만 4개에 이른다.

장씨가 지불하는 교습별 시간당 금액은 피아노 200위안(3만6000원), 무용 150위안(2만7000원), 영어 100위안(1만8000원), 수영 80위안(1만4000원)이다. 아이의 한 달 총 교습비만 총 4000위안(75만원)이 넘는다. 그녀가 한 달에 버는 돈은 우리 돈으로 70만~80만원 가량이다. 맞벌이인 장씨 부부 가운데 한 명의 소득 모두를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장씨의 소득은 지난해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달러(580만원)가량임을 감안할 때 중국의 평균 수준이다. 본인이 버는 돈은 아이 교육비로 고스란히 지출함에 따라 남편이 버는 돈으로 가계를 꾸린다. 평범한 회사원인 남편 역시 그녀에 비해 소득이 그리 많지 않다.

장씨는 “학교나 유치원에서 배우지 못하는 부분을 보충하고 아이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면서도 “비용이 높아 가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유치원은 단체교육 위주이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져 1대1 교육인 개인교습을 시키고 있다”며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교육을 계속 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비 연평균 20% 증가=중국 대다수의 중산층 학부모는 장씨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교육비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내놓은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주요 도시 중산층 가정의 자녀 교육비는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20%씩 늘어났다. 중국 정부가 공교육비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교육비 증가는 대부분 사교육비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들 중국인 가정의 소득 중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었고 70% 이상의 가정이 과외 또는 개인교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이 사교육 열풍에 휩싸인 것은 명문 학교 입시 경쟁과 학부모의 과도한 자녀사랑 때문이다. 중국 학부모 사이에는 자녀가 어떤 학교를 졸업하는가에 따라 미래가 크게 달라진다는 생각이 퍼져 있다.

중국의 중산층 학부모들은 아이를 명문 학교에 보내기 위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각종 과외와 교습을 시킨다. 정부의 산아 제한 정책으로 한 자녀 가정이 늘면서 아이 교육을 위해서라면 가계 소득의 절반 이상을 지출할 수 있다는 부모도 많아졌다.

베이징에 사는 리밍(가명·43·여)씨 역시 12세의 외동아들에게 정규 교육 외에 중국어와 수학, 영어 등 세 과목을 따로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리씨도 장씨와 마찬가지로 사교육은 정규 교육이 자녀에게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리씨는 “사교육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거나 부족하게 배웠던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아이의 교육과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가 배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교육을 시키지 않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학원에 보내 나중에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전했다.

◆中 사교육 시장, 어디까지 커지나=중국 학부모들이 자녀 사교육에 몰두하면서 관련 시장도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프랜차이즈경영협회는 2008년 2590억위안(47조원) 규모였던 중국의 사교육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면서 올해는 4590억위안(8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명문대인 베이징대, 칭화대 주변에는 사교육 전문 학원들이 밀집해 있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베이징 왕징 한인촌에도 명문대 입시학원이 성황이다.

교육서비스 시장 규모도 덩달아 춤을 추고 있다. 코트라(KOTRA) 베이징 무역관은 학교 학습을 보충해 주는 교육용 소프트웨어, 학습기, 과외교육, 출판물 등의 교육서비스 시장 규모가 2006년 273억위안(5조원)에서 매년 20% 이상 급성장해 올해 990억위안(1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서비스 시장은 경제가 발달한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년 커지고 있으며, 수억명에 달하는 중국 초·중·고교생과 교육열을 고려할 때 당분간 성장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 학부모들의 사교육 열기는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며 “사교육을 통해 신분 상승을 노리는 중국 부모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인 만큼 앞으로도 관련 시장이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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