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7일 '장관'으로 친정 지경부에 돌아온 홍 장관. 중소기업청과 코트라에서의 야인 생활을 마치고 화려하게 컴백한 홍 장관에 쏠린 눈은 많았다. 홍 장관으로선 9·15 대정전 사태로 불미스럽게 퇴진한 최중경 전 장관의 후임이라서 어깨가 무거웠을 터다.
장관 취임 후 6개월 만에 부처 내에 새로운 '국'을 설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각 부처와의 의견 조율만으로도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는 복잡 미묘한 사안을 홍 장관은 단시간에 이뤄냈다. 홍 장관이 중견기업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게 된 것은 중기청장을 맡으면서다.
지경부 장관으로 와서는 대기업과의 형평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홍 장관은 취임 후 가진 대한상공회의소 조찬 강연장에서 "사실 중소·중견기업에 더 관심이 많지만 중기청장 시절과 달리 대기업을 안고 가야 하는 지경부 장관이기 때문에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겠다"고 중견기업인에 호소하기도 했다.
혹평도 있다. 고리 원전 1호기 정전 사고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조직적 은폐, 각종 비리는 최 전 장관 때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의 중도 퇴임으로 일단락되긴 했으나 원전의 안전성 강화와 나아가 한수원의 조직 재편 작업은 홍 장관이 반드시 재임 중 해결해야 할 난제로 꼽힌다.
홍 장관은 최근 숙명여대에서 가진 강연을 통해 "한수원 조직을 완전히 재편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 업체에 의뢰를 한 상태"라며 "10월경이면 한수원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비리 외에 산하 공공기관의 대규모 '부채 경영'도 짚어볼 숙제다.
또 전국적으로 가동이 중단됐거나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원전이 많은 데다 전력 사용량이 계속해서 늘고 있어 여름철 전력 수급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때다. 중견기업국 신설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는 연내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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