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자원정책서 원전은 뺍시다"
녹색성장 서밋서 태양력 강조
'전기밭 프로젝트' 구체화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한국계 일본 기업가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탈(脫)원전주의자다.
지난해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계기가 됐다. 그는 사고 이후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수급체계 전반에 몰두했다. 신재생에너지가 단순히 평화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효율성 차원에서도 유일한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정부가 제2회 글로벌녹색성장서밋에서 손 회장을 가장 앞세운 배경이다. 손 회장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개막총회에서 "지진이 적은 한국에 대해선 원전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1년간 공부하며 인류는 원전을 가지면 안 된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나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건 아니지만 지구상 어디에서도 원전은 문제"라며 "원전을 포기하더라도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충분히 대용량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또 "몽골 고비사막에서 전 지구상 전력소비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전력을 공급할 만한 태양력과 풍력이 있다"며 "해저에 고압송전망을 깔고 각국을 연결하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한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제기한 이른바 '슈퍼 그리드(Super Grid)' 모형을 좀더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슈퍼 그리드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시설을 각 국가 사정에 맞게 설립한 후 연결하는 체계다. 지난해 같은 서밋에서 강조한 '전기밭(電田)프로젝트'가 일본 내에 국한됐다면, 슈퍼 그리드는 전 지구적 접근인 셈이다.
다소 거창해 보이는 계획이지만 손 회장은 이미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중이다. 손 회장은 "기존의 송전망이 대부분 손실률 20%에 달하는 교류(AC)방식인데 반해 슈퍼그리드는 고압의 직류(DC)케이블을 통해 손실률을 3%까지 줄일 수 있다"며 "해저케이블 수명이 40년인 점을 감안하면 비용도 덜 든다"고 설명했다.
국가간 외교마찰로 한쪽에서 그리드 연결을 차단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리드는 인터넷처럼 복수의 경로로 연결된 개념이라 자연재해나 전쟁이 일어나거나 한 국가가 경로를 차단해도 송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화와 협력중인 손 회장은 당분간 다른 한국기업과 손잡을 일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같은 비용, 같은 성능이라면 우선 일본산 제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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