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박진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당대 내로라하는 서예가인 윤리 박준근이 육촌동생인데다… 정진한 끝에 넉 달만에 중국 한나라 때 일용문자인 예서체를 터득하고…"


3억짜리 관보로 이사장 홍보한 공공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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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수 이사장에게 7년 동안 연봉을 주다 감사원에 덜미를 잡힌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이번엔 관보로 '이사장 띄우기'에 나서 압방아에 올랐다. 연구회는 관보 발행에만 연간 약 3억원을 쓴다.

지난 4월부터 발행된 연구회의 격주 뉴스레터 '미래정책 포커스'는 표지를 포함해 모두 8장. 연구회는 5월 1일 나온 두 번째 관보에서 한 페이지를 털어 이사장의 취미생활을 소개했다.


'박진근 이사장의 서예사랑'을 제목으로 한 글에는 직설적인 표현이 가득하다. "워낙 출중한 서예작품이어서 그런지 그 작품이 박진근 이사장의 솜씨라는 것을 알고는 다들 놀란다" "박진근 이사장이 정성들인 서예작품은 당시 연세대 부총장실에 걸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연구회에 '이사장의 취미생활과 연구기관 일정을 정리한 게 전부인 관보를 왜 발행하느냐'고 물었다. 연구회는 이에 "23개 국책연구기관을 관리하는 연구회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잘 알리기 위해 관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05년 출범한 연구회는 각 연구기관에 연구비를 나눠주고, 원장을 선임할 권한을 갖고 있다. 정부와 연구기관 사이에서 행정 스탭 역할을 하는 연구회의 예산만 연간 295억원. 23개 연구기관의 예산까지 합치면 국책연구에 쓰는 돈은 연간 7072억원에 이른다.


이곳 이사장은 비상근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법에 따르면 연봉과 성과급 등 일절 보수를 받을 수 없으며, 이사회 참석이나 업무 수행에 들어가는 비용은 클린카드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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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구회는 2005년부터 2011년 9월까지 7년 동안 불법으로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 월급 성격으로 1억9756만원, 직책급 및 성과급으로 1억9150만원 등 모두 3억9000만원에 이르는 돈을 집행했다. 이사장은 클린카드로도 1억2595만원에 이르는 돈을 별도로 썼다.


연구회는 현 박 이사장에게도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기 전인 올해 초까지 불법으로 보수를 지급했다. 박 이사장은 한국경제학회 회장과 한국수출보험학회 회장, 연세대 경제대학원 원장,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위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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