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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페이스] 앤드루 모스 아비바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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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영국 보험회사 아비바의 앤드루 모스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퇴출 위기에 몰렸다.

지난 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연봉 인상안이 59%에 가까운 주주가 반대해 부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연봉 인상안 부결은 모스 CEO에 대한 반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주총회를 3일 앞두고 모스는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정해준 올해 월급 인상분을 포기하고 지난해와 동일한 월급을 받겠다고 밝혔지만 주주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 했다.

앞서 이사회는 이번 회계연도에 그의 기본 보수(basic salary)를 4만5000파운드(약 8200만원·4.8%) 인상해주기로 했다. 2008회계연도 이후 그의 보수는 연 평균 2.1% 증가했지만 그는 지난달 말 악사, 블랙록 등 주요 주주와 미리 회동한 후 4.8% 인상분을 포기, 지난해와 동일한 96만파운드를 받겠다고 말했다.

주총장에서는 지난해 부진했던 주가와 실적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고 일부 대주주들은 모스의 교체를 요구했다. 지난해 아비바의 주가 상승률은 영국 STSE100 지수 수익률보다 52%포인트 낮았고, FTSE350 보험지수에 비해서도 47%포인트 부진했다.
2007년 7월 아비바 CEO에 취임했을 때 모스는 야심찼다.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사상최고치를 향해 내달리던 시절이었다. 모스는 당시 48.5펜스였던 아비바의 주당 순이익(EPS) 규모를 2012년 말까지 2배인 97펜스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하나의 아비바, 가치는 두배로(One Aviva, Twice the Value)' 전략이었다.

시운이 맞지 않았다. 그가 EPS 2배를 외쳤을 때는 글로벌 증시 호황의 끝자락이었다. 글로벌 증시는 2007년 10월을 기점으로 기세가 꺾였고 이듬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라는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금융위기를 겪었다.

모스의 CEO 재임 기간은 금융위기를 관통하는 시기와 일치했다. 아비바도 매출 둔화와 유로존 투자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아비바의 EPS는 5.8펜스로 떨어졌다. 취임 당시 모스가 2배로 늘리겠다고 했던 EPS가 오히려 9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취임 당시 193억파운드에 달했던 아비바의 시가총액도 현재 92억파운드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아비바는 이미 모스의 EPS 2배 목표를 포기한 지 오래다. 모스는 2010년 11월 비용절감에 나서고 드러나지 않은 핵심 시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0년만 해도 아비바는 30개국에 진출해 있었으나 현재 21개 국가로 줄었고 이 중에서도 12개 핵심 국가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임원 구조조정도 약 2주전에 단행됐다. 아비바에서 유럽 사업부를 운영했던 아이갈 메이어 등 3명의 고위 임원이 아비바를 떠나게 됐다. 주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모스가 잠재적 차기 CEO 후보들을 쫓아냈다는 것이다.

모스는 오는 24일 투자자들의 날에 자신의 새로운 사업전략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투자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7월1일에는 2006년부터 회장을 지냈던 콜린 샤르만 경이 물러나고 존 맥파레인이 아비바의 새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존 맥파레인이 회장이 아니라 모스를 대신해 CEO에 취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주주는 1년 후에도 모스가 CEO로 남아있다면 놀랄 일이 될 것이라며 모스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2006년 프루덴셜 인수에 나섰다 실패하고 뒤이어 능력 없는 모스가 CEO에 취임하면서 아비바의 쇠락이 시작됐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프루덴셜이 금융위기 때 아시아에서 짭짤한 수익을 남기며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보였다는 점은 아비바 투자자들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1958년 영국 태생인 모스는 옥스포드 대학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다양한 금융회사들에서 경력을 쌓았다. 1988년부터 1989년까지 씨티은행에서 근무했고 이후 HSBC에서 2000년까지 지내며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지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는 로이즈 은행에서 재무, 리스크 관리, 영업 부문 이사를 지냈다. 아비바에 합류한 것은 2004년이었다. 2007년까지 아비바에서 그룹 재무이사를 지내다 CEO에 취임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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