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난해 성적 살펴보니
삼성·현대 등 '빅5' 전년대비 순익 40% 하락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지난해 증권업계 실적이 속속 공개되면서 희비 쌍곡선이 교차하고 있다. 증권사 핵심 수입원인 브로커리지 영업이 침체된 가운데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AM) 부문 등 수익 다각화에 성공한 증권사는 웃음을 터뜨린 반면 대부분의 증권사는 해외사업 부진과 브로커리지 수입 악화로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대형증권사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주식위탁매매와 자산관리, IB부문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대형 증권사 대부분은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3340억원(잠정치)으로 소폭 증가했다. IB부문 수익도 지난해 574억원으로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자본총계 규모면에서 업계 4위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 부문 1위로 뛰어오르며 2등과의 격차를 벌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삼성생명 기업공개(IPO)와 같은 대형이슈는 없었지만 전반적인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며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한 트레이딩(Trading) 역량 향상으로 위기에 적극 대응한 데다 운용, 이자 수익이 큰 증가세를 보이면서 타 증권사 대비 선방한 실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지난해 순이익 1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하며 한국투자증권, KDB대우증권에 이어 순익 기준 3위를 차지했다.
최근 유관기관 증권거래수수료 인하 압박에 증권사도 잇따라 인하에 동참하면서 수수료에 의존한 수익구조를 탈피하려는 증권업계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수수료 경쟁 격화로 레드오션 위기에 처한 증권사들이 수익 다각화와 새로운 틈새 시장 발견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순익이 1228억원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한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 사장은 "은행 고객을 증권사로 끌어들이는 것이 올해 증권업계 화두"라며 "VIP전용 PB센터는 늘리고 지점은 통폐합하는 등 군살을 줄이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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