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한국시장서 배운다
수입자동차가 바라보는 국내 시장은 여러 얼굴을 가졌다. 과거 수입차가 바라보는 시장은 대한민국 1%를 위한 시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일반 대중시장으로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한국시장내 개척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인의 소비 지향점을 깨우쳐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도전이다.
글로벌 회사들의 첫 번째 성공전략은 ‘현지공략’이다. 현지인에 맞으며 현지인에게 필요한 것을 생산해 냄으로써 실질 구매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반대로 자동차의 경우에는 완제품을 다루기 때문에 수정을 거듭해 현지화하기가 애초부터 어렵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상황이 깨진 것은 수입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변했기 때문이다. 수입차 딜러사에 근무하는 A씨는 “그동안 외국자동차 회사들이 바라보는 한국시장은 손톱만큼 작은 시장에 불과했지만 최근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시장 공략을 제일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인피니티를 판매하고 있는 일본 닛산이다. 한국닛산은 “한국차는 가격대비 품질 경쟁력이 높다.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과 독일에서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상위권에 차지하는 등 품질 경쟁력을 입증받았다”며 “이러한 변화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뤄졌다. 한국자동차 업체들의 사업 추진력을 가늠케하는 사례다. 닛산은 한국차의 ‘스피드 경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닛산은 또 “기술개발 속도가 매우 빠르고 해외도 적시에 생산설비를 만드는 등 적극적 마케팅에 나서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은 수입차 업체들이 특히 배워야 할 점”이라고 전했다. BMW관계자는 “그동안 수입차에 경쟁력은 희소성에 있었지만 최근 수입차 시장이 완전 개방되면서 희소성이 사라지게 된다”며 현지시장의 중요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역으로 한국자동차 역시 수입차와 경쟁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현대·기아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BMW 뉴3시리즈를 두고 “비싸긴 하지만 잔고장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는 외국 차량과 비교해 전장과 기능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지만 브랜드 파워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역시 브랜드의 힘을 더욱 길러 세계명차들에 당당히 맞서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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