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남은 18대 국회, 자본시장법 개정안 어쩌나
장외파생거래 중앙청산소..대외신인도 영향 연내 설립돼야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2개월이 채 남지 않은 18대 국회가 임기를 끝내기 전에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금융투자업계에서 높아지고 있다. 이는 한국의 국제적인 대외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 조속한 처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G20은 글로벌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장외파생상품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장외파생상품의 중앙청산을 의무화하기로 합의하고 각 국이 2012년까지 이를 이행할 것을 명문화한 바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20 의장국이기도 했던 우리나라가 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다. 정부는 개정안을 통해 ‘금융투자상품거래청산업’을 신설하고 장외파생거래 중앙청산소(CCP)를 설립토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우리나라는 현행 법상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청산업무가 별도로 정의돼 있지 않아 법률 개정 없이는 자발적 서비스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법 개정 이후에도 시행령 등 하위 규정 및 시스템 구축 기간이 6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임기 안에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연내 CCP 출범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내년까지 CCP를 설립하지 못할 경우 국내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마저 악화될 수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바젤위원회가 내년부터 은행 등의 자본요건을 산정할 때 CCP에서 청산된 거래에는 위험가중치를 2%로 낮게 산정하는 반면 청산되지 않은 장외거래에 대해서는 20~100% 수준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이자율스왑상품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당장 내년부터 다른 나라의 장외파생상품보다 10~100배 가량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정 상법의 시행에 따라 현행 자본시장법상 상장법인 특례법을 적용받는 1800여개 상장사의 역차별 해소를 위해서도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통과가 시급하다.
개정 상법은 비상장사의 자사주 소각을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지만, 현행 특례법은 자사주 소각을 결의한 이사회 이후에 취득한 자사주만을 소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사모 3자배정이나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할 때 증자 결의 2주 전에 미리 주주들에 통지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상장사의 경우 금융위원회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미 사전에 증권신고서가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2주전 주주통지 의무’는 이중 규제가 될 수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투자자보호 강화와도 맞닿아 있다. 개정안은 주가연계증권(ELS), 장외파생상품 등을 이용한 시세조종 혐의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고, 우회상장 및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 등과 관련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는 행위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관계자는 “18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자시법 개정안에 대해 이번 국회가 전향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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