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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성장률 띄우기 위한 부동산 정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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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을 가다듬고 있지만, 경기부양 카드로 쓸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전 워싱턴 페어몬트 호텔에서 만난 박 장관의 얼굴은 상기돼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 논의에서 적기에 깃발을 들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고 자평했다. 한국은 이번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IMF의 재원 확충을 위해 15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싱가포르(40억달러)와 공조해 갈팡질팡하던 영국(150억달러)·호주(70억달러)의 참여도 이끌어냈다.
박 장관은 회기 중 세계은행(WB), IMF 총재들과 남다른 우의를 과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빈말 못하는 성격의 로버트 졸릭 현 WB총재는 박 장관과의 양자면담에서 "당신과 만날 날을 고대했다"며 반색했고, 박 장관은 "퇴임 후 한국을 위해 일해달라"며 고문직을 청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 장관은 신임 김용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도 '이름(first name)'만 부르는 막역한 사이가 됐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도 돌아가 처리할 국내 현안들이 상당하다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 정책이다. 그는 "출국하기 전 담당자들에게 체질을(가계와 금융의 건전성) 허약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거래가 이뤄질 수 있게 하는 부동산 정책을 고민해보라는 숙제를 주고 왔다"고 했다. "거래가 실종돼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도울 수 있는 정책을 찾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대안의 하나로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가능성을 점친다. 거래가 실종된 마당에 투기지역을 설정해두는 건 난센스라는 주장이 만만치 않아서다. 정부가 이걸 통해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의 '해빙'을 재촉하리라는 기대도 있다.
박 장관은 그러나 이번 정책의 성격이 경기 부양용은 아니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1분기 성장이 예상보다 괜찮았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굳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을 쓸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반론이다. 그는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염두에 둔 듯 "부동산 활성화 정책은 성장률 높이자고 쓰는 건 아니다" 라고 선을 그었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2012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7%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불과 4개월만에 "유로지역의 경기 부진 영향이 신흥시장까지 확대되면서 세계경제 성장세가 위축된 데다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며 전망치를 0.2%포인트 내려 잡았다.

박 장관은 출장 중 국내에서 발표한 '석유제품시장 경쟁촉진 및 유통구조 개선방안'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그는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 기름 공급에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되는 듯하다"면서 "삼성토탈은 본래 석유화학제품을 만들던 회사라, 여기서 나오는 부산물로 소량의 휘발유를 생산해왔다"고 설명했다. 정부 대책이 발표된 뒤 '삼성토탈의 정유시장 진출로 정유 4사의 50년 독점체제가 깨지게 됐다'는 반응이 나온데 따른 언급이다.

박 장관은 "삼성토탈이 원래 생산해오던 소량의 기름을 알뜰주유소가 받아 팔겠다는 건데 휘발유 혼합 판매 등으로 기름값을 낮추려는 정책의 본질보다, '삼성'이라는 데 너무 관심이 집중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삼성토탈이 생산할 수 있는 휘발유는 연간 84만배럴 정도다. SK에너지가 하루 111만5000배럴, GS칼텍스가 98만배럴을 생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게임이 되지 않는 양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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