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고액체납자 세금징수에 나선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지난달 대여금고를 압류조치해 체납자 14명으로 부터 총 7억7000만원 상당의 체납액을 자진 납부받았다.
대여금고란 은행 등 금융기관이 금고의 일부를 열쇠와 함께 빌려주는 것으로, 거래실적과 신용도가 좋은 고객에게 유가증권, 귀금속, 중요서류 등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임대차계약을 맺고 빌려주는 금고를 뜻한다.
대여금고 이용자들은 대여금고에 넣어놓을 만큼 재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게 서울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세금은 내지 않는 거액의 자산가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 38징수과가 대여금고를 압류한 대상자들도 거액의 자산가였다. 서울시는 1000만원 이상 체납자 423명이 사용중인 9개 시중은행 총 319개 지점의 대여금고 503개를 압류했다. 이들 체납자들의 총 체납액은 202억원이었다.
사회지도층 인사 A씨는 사업상 중요한 서류가 대여금고 안에 있다며 체납세금 1억4000만원을 내고 압류해제를 요구했다. 연예인 B씨는 압류해제 조건으로 현장에서 1200만원 전액 냈다.
권해윤 38세금징수과장은 “대여금고 압류조치는 고액·상습체납자에게 세금을 체납하면 국내 어디에도 재산을 은닉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조치"라면서 "앞으로 사회지도층 및 고액체납자는 특별관리를 통해 끝까지 조사해 반드시 징수함으로써 조세정의를 구현하고 시 재정확충에 기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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