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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최악 투구’에도 여유 넘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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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최악 투구’에도 여유 넘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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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국내 복귀 이후 최악의 투구. 하지만 박찬호는 웃었다. 왜 일까.

박찬호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10피안타 1볼넷 8실점(8자책)을 기록했다. 국내 복귀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최다 실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앞서 예정된 투구 수는 90개. 그러나 마운드 위에서 던진 공은 79개(스트라이크 50개, 볼 29개)에 불과했다. 4, 5회를 제외한 매 회 안타를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이대형에게 볼넷을 내준데 이어 이병규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얻어맞았다. 박찬호는 후속 이진영에게 좌익수 방면 안타를 추가 허용, 첫 실점을 기록했다. 초반부터 불거진 난타는 줄어든 직구 위력에서 비롯된다. 박찬호는 세 타자를 상대로 11개의 공을 던졌다. 이 가운데 140km 이상의 구속을 찍은 건 한 차례에 불과했다. 대부분 130km 중후반에 머물렀다. 스피드는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130km 후반의 직구에 체인지업, 커브 등을 구사하며 투구를 이어나갔다. 박찬호는 계속된 무사 1, 2루의 위기를 다소 운 좋게 넘어갔다. 정성훈, 박용택을 상대로 각각 유격수 땅볼과 3루수 땅볼을 이끌어내 1루 주자들을 잡아냈고 야수진이 박용택의 땅볼 때 홈을 노린 이병규를 태그 아웃시켜 길었던 첫 회를 매듭질 수 있었다. 박찬호는 2회에도 야수 글러브의 도움을 받았다. 최동수에게 중전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강동우의 몸을 날린 호수비로 선두 타자 출루를 모면했다. 그러나 2사에서 유강남을 상대로 던진 121km의 커브가 그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 이내 추가 실점을 기록했다. 실점 행진은 3회에도 멈추지 않았다. 선두 이대형을 1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이병규에게 바로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박찬호로서는 다소 맥이 빠질 수 있는 안타였다. 옆으로 빠르게 굴러가는 타구를 3루수 이여상이 너무 쉽게 지나치고 말았다. 박찬호는 후속 이진영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데 이어 정성훈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2점을 더 헌납했다. 이때까지 최고 구속은 143km였다. 박찬호는 4회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듯했다. 서동욱, 유강남, 오지환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릴리스 포인트를 조금 높게 가져가며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LG 타선을 역으로 공격했다.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에 그쳤지만 타자들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으며 노련하게 위기를 극복했다. 어렵게 그린 상승곡선은 5회에도 이어졌다. 이대형, 이병규, 이진영을 뜬공, 땅볼 등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6회 정성훈, 박용택, 최동수, 서동욱에게 차례로 우전안타를 얻어맞으며 또 한 번 흔들렸고 바로 유창식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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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부진. 그러나 박찬호는 투구 내용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린아이와 같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그는 이날 투구를 실험대로 여겼다. 박찬호는 “투수코치의 주문대로 직구, 변화구의 각도와 투구 밸런스, 릴리스 포인트 등을 조절하는데 신경을 기울였다”며 “연습한대로 잘 던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LG 타자들이 잘 쳤다. 특히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잘 때렸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찬호의 최고 구속은 144km. 21일 청주 롯데전에서의 145km보다 빠르지 않았다. 이에 박찬호는 “구속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볼 끝과 공개할 수 없는 몇 가지에 더 주력했다”며 “전체적으로 구질은 좋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전지훈련 때에 비해 밸런스가 많이 흐트러졌지만 6이닝 소화에 근접했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그 부분이 앞으로 가장 중요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이제 정규시즌에 출격한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이에 그는 “조금 더 많은 비디오를 통해 타자들의 움직임을 분석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적응이 관건”이라며 “꾸준히 노력하겠지만 전반기보다 후반기 성적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스스로의 성적을 예상했다.

한편 이날 LG는 한화 마운드를 12안타로 공략, 9-8로 이겼다. 선발로 나선 임찬규는 6이닝동안 11안타를 두들겨 맞으며 5실점했지만 타선 폭발에 힘입어 승리투수가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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