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현지 경제신문인 상하이증권보를 인용해 상하이시 정부가 이 지역 후커우(戶口·호적)를 가지고 있는 토박이가 아니더라도 상하이시에서 3년 이상 거주했다면 정부가 2주택 소유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 그룹 홍콩지사의 잭 공 애널리스트는 "이것은 분명한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조치"라면서 "이번 조치로 상하이시 주택 판매가 20~30%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방정부가 규제를 완화했다고 해서 중앙정부도 앞으로 시장 규제를 풀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하이시가 갑작스레 2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을 확대하자 부동산업계에서는 정부의 전국적인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부동산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하며 반응을 보였다. 부동산 대기업인 완커와 바오리부동산이 각각 3%, 2.5% 이상 오르며 중소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가 상승도 견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지방정부들이 앞서 여러 차례 중앙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와 방향을 달리하는 정책을 발표했다가 번복한 사례를 상기하며 상하이시도 이번 조치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지난 9일 중국 안후이성의 우후시는 90제곱미터(㎡) 이하의 중소형주택에 대해 매매계약세를 면제한다고 밝혔다가 12일 돌연 세제 지원 시행을 중단한다고 밝혀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지난해에도 광둥성의 포산시가 주택 구입 제한 정책을 완화한다고 발표했다가 중앙 정부의 반대로 하루도 안 돼 번복한 적이 있다.
홍콩 CIMB-GK증권 리서치의 존슨 후 애널리스트는 "상하이시의 이번 조치는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려는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과 반대되기 때문에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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