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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갈수록 나빠지는 고용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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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가 2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통계청이 밝혔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에 견줘 53만6000명 증가했다. 경기가 좋지 않다고 모두들 아우성인 상황에서 호경기를 방불케 하는 고용통계가 발표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니 반가워할 일만이 아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1년 사이에 5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58만9000명이나 늘어났다. 전체 취업자 증가 수보다 많다. 그 가운데 60세 이상이 21만3000명이다. 40대에서는 1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30대 이하에서는 반대로 6만9000명 줄었다. 아랫돌을 빼내어 윗돌로 얹어놓은 격이니 구조가 허술해졌다. 고령층에서나마 고용이 늘어났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업종별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업종별 증가 수가 도산매 10만4000명, 운수 7만3000명, 보건ㆍ사회복지 8만6000명, 건설 8만6000명, 숙박음식 1만1000명 등이다. 주로 서비스 업종에서 취업자가 많이 늘어났다. 제조업에서는 11만4000명이나 줄었다. 농림어업에서 3만6000명 늘어났지만 이는 지난해 1월 구제역과 한파로 취업자가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다. 제조업 고용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서비스업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고용 증가가 임시직과 비정규직 등 불완전한 일자리가 많은 서비스업에 편중됐다.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이 나빠진 셈이다.

자영업자가 1년 새 19만명이나 늘어난 것도 그렇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0.3%포인트 확대돼 23.1%에 이르렀다. 젊은층 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50대 이상이 생계 유지를 위해 대거 자영업에 뛰어든 것이다. 불안정한 자영업 현실을 고려하면 이들은 언제든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가 될 수 있다. 상당수는 이미 반실업 상태일 것이다. 이들의 자녀 세대인 15~29세 청년층의 지난달 실업률은 8%다. 1년 전보다 0.5%포인트 낮아졌을 뿐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는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수출도 부진할 전망이다. 고용의 질이 이렇게 나빠지다가 경제 상황이 연착륙하지 못해 어느 순간 급박하게 꼬이기라도 하면 고용의 양적 증가에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고용정책 당국은 고용의 양만 바라볼 게 아니라 그 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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