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한국거래소 임원들은 지난 3일 오후부터 20여명의 신입직원들과 함께 태백산 극기훈련을 떠났다. 극기훈련은 주요 간부들이 모두 참여하는 연례행사였다. 김봉수 이사장도 참석 예정이었다.


그러나 3일 오후 6시46분 한화가 올린 공시 한 건으로 극기훈련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시작됐다.

한화 상폐 위기사태는 지난해 1월 30일 검찰에서 임원진을 상대로 배임혐의 공소를 제기한데서 시작됐다.


검찰은 김승연 회장과 측근 등 11명이 회사에 6400억 원대 손실을 초래했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화가 공시한 혐의금액은 899억 원으로 자기자본대비 3.88%에 달한다.

이 공시가 거래소를 긴장시킨 이유는 지난해 4월 규정 개정에 따라 확정판결이 나기 전 이라도 대주주가 횡령.배임혐의를 받으면 거래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정판결이 나지 않았지만 자기자본의 2.5% 이상의 혐의가 발생, 한화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판가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일단, 거래소는 6일부터 주권거래를 중지하고 상폐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속을 부글부글 끓었다.


시가총액 3조원 이상에 외국인 지분이 20%에 육박하는 이 종목의 주권거래 중지가 이뤄지면 상당한 후폭풍이 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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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거래소는 공시 다음날인 지난 4일과 5일 회의를 열었고 공시관련 한화의 소명자료를 받아 이의 유효성을 인정했다.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거래중지도 없었던 일로 결론을 내린 셈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침 거래소 신입사원 극기훈련이 진행되는 주말에 한화 사태가 터지면서 거래소 임직원 전체가 초긴장상태에 접어들었다”며 “향후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검토 등 예정된 절차를 밟겠지만 거래소입장에서는 안팎으로 올 들어 가장 긴장된 주말이 됐다”고 말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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