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어느 날 그의 시대는 갔다. 그의 노래는 휘발하듯 사라졌다. 아직도 콘서트를 열기만 하면 부킹이 하늘의 별 따기라지만, 그래도 지금이 그의 시대는 아니다. 어쩌겠는가. 시대의 기분이 달라져 버렸는 걸. 하지만 나의 시, 나의 삶의 팔할은 조용필이다. 말하자면 몸 속에 조용필이 흐른다. 노래방에 가도, 구닥다리 취급 당할까봐 감히 그의 노래를 고르지 못하긴 해도, 술 취한 뒤 가장 먼저 뛰어나오는 노래는, 뿅뿅뿅으로 시작하는 단발머리요, 얘들아 얘들아 부르는 못찾겠다 꾀꼬리다. 얼마전 인기프로인 '나는 가수다'에 조용필 노래 특집 경연을 했을 때 가슴이 벌떡였다. 그곳 PD 가운데에도 나같은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거기도, 세종문화회관 옆에다 '조용필기념관'을 왜 세우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나같은 사람이...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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