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종료된 뒤로도 15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지금의 한국 경제 가운데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그 성과인지를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양적 지표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첫해인 1962년과 지금의 한국 경제를 비교해 보면 우리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엄청난 발전을 이룬 것은 분명하다. 80달러 정도였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이상으로 늘어나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에 선 중진국으로 변모했다. 3억달러였던 연간 무역 규모는 1조달러 이상으로 커졌다. 세계 경제 사상 유례가 없는 압축적 고도성장을 이룬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한국 경제는 승자독식이 만연하고 소수 대기업들만 잘나가는 상태가 됐다. 중소기업과 국민 대다수는 성장의 과실을 누리지 못하며, 취약한 내수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1990년대부터는 분배 개선과 내수 강화를 통해 개발경제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그 한계를 넘어서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도 수출대기업 위주의 불균형 성장 정책에 머물렀다. 이제는 경제개발 계획의 틀을 극복하고 새로운 50년을 바라보는 정책 패러다임과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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