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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지방 중소도시가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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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활에 익숙한 이들에게 지방중소도시는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정체돼 있고, 활력 없고, 노후돼 있어 시절 지난 흑백 필름 속의 장면들이 연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따져보면 우리나라 지방중소도시는 지역의 생활과 문화, 생산의 중심도시로서 역할을 하며 성장해 왔다. 40~50년 전만 해도 농촌마을에 살던 이들에게는 '도회지'로 각인돼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으로도 인식돼 있다. 또 각종 물품이 모이고 또 흘러가는 물류도시, 근대 개항장으로 성장한 항구도시, 지방행정과 문화활동의 중심도시, 산업기능이 집적한 공업도시 등 다양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그러던 지방중소도시가 최근에 들어와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인해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다.
쇠퇴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노후주택들이다. 우리나라의 각 도별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의 비율을 보면, 경기도가 20.6%인 데 비해 다른 도는 모두 30%를 초과하고 있다. 특히 전남도의 경우 46.2%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과 지방중소도시의 노후주택비율을 비교해 보면 수도권은 20.3%, 지방중소도시는 36.7%로 지방중소도시에서 쇠퇴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존 도시중심부도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도시활력도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물적환경의 쇠퇴는 경제활동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소득저하에 기인한다. 따라서 물적 환경개선 지원만으로는 도시모습을 회복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 도시의 경제활력을 높이거나 유지시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경쟁력이 떨어진 요소에 의지하기보다는 자기 도시만 가지고 있는 독특한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하여 도시활력회복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

해외 중소도시로 눈을 돌려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역사적인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것이다. 영국의 노팅엄시의 경우 인구 30만의 도시로 로빈후드의 전설과 노팅엄 성 등 다양한 역사적 유산을 갖고 있다. 1950년대 후반 이후 기존의 제조업과 광업 위주의 산업기반이 쇠퇴함에 따라 도심지역에서 교외화 현상과 실업의 증가, 범죄 및 사회적 소외현상이 발생하였고 도시의 쇠퇴가 심각하게 발생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0년대 지방분권화와 연계된 민관협력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기존 구도심을 대상으로 마을 만들기 차원의 커뮤니티 재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노팅엄시는 전문컨설턴트와의 협력을 통해 도심활성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공공부지와 역사적 건축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거대한 보행자 전용 몰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이를 역사ㆍ문화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민의 끊임없는 계획참여와 이를 실제 실행계획에 반영하여 장소적 정체성을 새롭게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역사 문화적 공간에 대한 인식과 활용이 많이 부족하다. 인구저성장이 현실적으로 다가온 중소도시에서 서울 및 수도권 대도시에서 인프라 정비를 위해 사용하는 개발 위주의 대규모 재개발이나 재건축사업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 그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장소적인 의미도 사라지고 경제적 수요의 창출도 어렵게 될 것이다. 과거부터 이어져 오는 다양한 이야깃거리, 근대 역사건축물 등의 역사적 자원과 재래시장 및 사람들이 오가는 주제가 있는 거리, 이러한 요소를 매개체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수반되는 마을 만들기 사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쇠퇴하는 지방중소도시가 장소적 정체성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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