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밀어붙이기식 동반성장 경계..故 박태준 명예회장과 각별한 인연 회고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3일 "경제 활력을 살리고 기업 의욕을 복돋기 위해서는 감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소 동반성장과 관련해서는 '강제보다는 합의'를 강조하며 정부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를 경계했다.
손 회장은 이날 태평로 태평빌딩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우리 경제는 연초 4% 초반의 성장을 예상했지만 3% 후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전망도 그리 밝지 않아 올해보다 다소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손 회장은 반기업 정서로 인해 감세를 얘기하기가 어려운 현실임을 토로하면서 "감세 기조는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대한상의가 이같은 의견을 지속적으로 개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버핏세 도입에 대해서는 "버핏이 연간 16%의 세금을 내지만 우리나라 고소득자는 그보다 훨씬 높은 세금을 내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손 회장은 중소기업적합업종, 이익공유제 등을 둘러싸고 동반성장위원회와 재계가 갈등하는 것에 대해 "강제하기보다는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일침을 놨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재계 의견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손 회장은 "지금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네트워크를 이뤄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동반성장 문화 정착을 촉구했다.
한편, 손 회장은 이날 타계한 고 박태준 명예회장과의 각별한 인연도 회고했다. 손 회장은 "포스코 이전 포철(포항제철) 사장 시절부터 가까이 지냈는데 늘 누런 작업복을 입고 공장을 다니셨다"고 소회한 뒤 김해에서 헬기를 타고 광양 건설현장까지 동행했을 때 비화를 소개했다. 손 회장은 "박 회장은 자신의 헬기에 엔진 2개를 실은 이유에 대해 '한 개가 멈추면 (일을 못해) 어쩌나' 걱정했기 때문"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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