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단, 저축은행비리 1차 수사결과 발표
12명 기소, 불법대출 규모만 2조원 웃돌아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해온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이 30일 지난 2개월여간의 성과를 종합해 1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합수단은 지난 9월 23일 영업정지 저축은행 7곳에 대한 대규모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11명의 주요 저축은행 대주주 및 경영진 등을 구속기소하고, 1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합수단이 밝혀낸 저축은행의 실상은 부실과 탈법의 온상이었다. 합수단은 저축은행 대주주 및 경영진이 대주주 신용공여, 부실대출, 회사자금 횡령, 분식회계 등을 일삼으며 서민들이 믿고 맡긴 돈을 사금고에서 꺼내쓰듯 유용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적발된 불법대출의 규모는 무려 2조 1700여원원대에 달한다. 특히 그 중 상호저축은행법을 위반해 대주주 자신에게 이뤄진 대출 규모만 4900여억원이다. 부실저축은행의 불량 경영진들은 유령회사를 세우거나 고객 명의를 훔쳐쓰는 방법으로 불법대출한 돈을 자기 주머니에 챙겨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진의 비리가 극에 달하자 한술 더 떠 이를 폭로하겠다며 협박하고 고객예금 수십억원을 들고 해외로 달아났다 붙잡힌 은행원도 있었다.
합수단은 또 에이스·제일 두 저축은행이 88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감정가는 1400억원에 불과한 고양터미널사업 비리도 적발했다. 고양터미널 사업은 시행사 대표가 대출돌려막기로 빚을 불려가는 와중에도 회삿돈을 빼돌려 해외에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문제가 많았음에도 저축은행들은 기꺼이 추가대출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단은 피해자구제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비리관련자들로부터 회수한 2350여억원 상당의 책임·은닉재산은 예금보험공사를 거쳐 피해자들에 대한 보전처분에 사용될 방침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부실대출이나 횡령 등을 통해 조성된 불법자금의 용처를 철저히 추적해 추가 범죄를 찾아냄으로써 서민금융에 뿌리내린 도덕적 해이를 끊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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