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폐교 위기에 놓였던 학교가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부활의 비결은 '예술'에 있었다. 수업에 녹아든 예술은 학교를 다시 구해냈고, 아이들까지도 보듬어줬다. 5년 전 폐교 대상에 올랐지만 지금은 학생 수가 115명에 이르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성초등학교의 얘기다. 금성초등학교는 어떻게 폐교 직전의 학교를 아이들이 전학을 하면서 까지 오고 싶어 하는 학교로 만들었을까. 그 사연은 이렇다.
'예술꽃씨앗학교'는 문화 소외 지역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같은 해 출발한 사업이다. 2006년 학생 수가 46명으로 줄면서 폐교 대상에 이름을 올린 금성초등학교에게 '예술꽃씨앗학교'는 마지막 희망과도 같았다.
이 사업을 맡은 금성초등학교 교사 3명과 부산시교육청 장학사, 부산시청 공무원 등은 온 힘을 다해 '예술꽃씨앗학교'에 매달렸다. 힘이 들 때면 아이들을 생각했다.
학교 주변 숲을 탐방하면서 자연을 배우고 그림을 그리는 등의 내용으로 꾸려진 '예술꽃씨앗학교'는 그렇게 학교와 아이들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학생 수가 점차 늘어나 학교가 위기를 벗어난 건 물론이고, 아이들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2년 동안 왕따를 당하던 아이에겐 친구가 생겼고, 대도시의 학교가 싫어 이사를 온 아이에겐 '정말로 가고 싶은 학교'가 생긴 것이다.
'예술꽃씨앗학교'를 시작하고 나서 아이들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다는 게 금성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말이다. 예민한 성격 때문에 대인기피증이 있었던 아이가 어느새 학교에 가서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게 됐는가 하면, 짜증을 유독 많이 내던 다른 한 아이는 명랑하고 적극적인 아이가 됐다.
이 학교 3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둔 강기모씨는 "아이가 이곳으로 전학을 오기 전엔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했었는데 이젠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며 "예전엔 또 어른만 보면 숨던 아이가 이젠 먼저 인사를 하고 말을 건네려 노력하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게 '예술꽃씨앗학교' 덕분이라는 강씨다.
현재 '예술꽃씨앗학교'는 강원도와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등 전국에 26개가 있다. '예술꽃씨앗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는 국악, 음악, 미술, 전통문화예술, 영화 가운데 운영분야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성정은 기자 jeun@
꼭 봐야할 주요뉴스
'1박에 최소 70만원'…한국으로 몰려오는 글로벌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