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서비스에 사용한 1.8ghz주파수 활용 가능해 무선국 허가 신청…방통위선 퇴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KT가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고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추격하기 위해 전체 인구 427명이 거주하는 작은 섬에 무선국 허가를 신청하는 회심의 카드를 꺼냈지만 무위에 그쳤다.


1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가 최근 전라남도 여자도에 LTE 무선국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방통위가 허가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자도는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있는 작은 섬이다.

KT가 여자도에 LTE 무선국 설치를 추진중인 까닭은 여자도가 아직 LTE 시범서비스도 하지 못하고 있는 KT로서는 구원투구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KT는 아직 LTE 시범서비스도 하지 못했다. LTE 서비스에 사용할 1.8기가헤르츠(㎓) 주파수를 아직 2G 서비스에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4월 말 2G 서비스 폐지 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용자 수가 많고 통지 기간이 짧았다는 이유로 폐지 승인이 유보됐다. 이후 폐지 예정일을 9월 30일로 늦췄지만 방통위는 최소 2개월 이상 이용자 보호 조치에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KT의 2G 서비스 종료는 11월 말경 재논의 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KT도 급해졌다. 연내 LTE 서비스 시작이 사실상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이미 KT는 전국에 위치한 기지국에 LTE 장비를 구축중이다.


하루라도 빨리 LTE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뒤 2G 서비스가 종료되자마자 LTE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결국 KT는 고민 끝에 LTE 조기 서비스를 위한 방법으로 여자도를 찾아냈다.


여자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KT의 2세대(2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여자도에선 3세대(3G) 통신 서비스만 제공된다. 때문에 여자도에선 KT가 무선국만 허가 받으면 1.8㎓ 주파수를 LTE 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2G 서비스 종료일이 확정되지 않은 KT는 여자도에서 시험서비스를 시작한 뒤 2G 종료와 함께 바로 상용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경쟁사들이 LTE 가입자를 모으며 내년 초 전국 주요 대도시로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있는 반면, KT는 내년 초 수도권내 상용 서비스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전략 제품들을 LTE용으로 출시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3G 서비스에서 발빠르게 치고 나갔던 KT가 4G 서비스에서는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방통위는 KT의 무선국 허가 신청을 거부했다. 현행 법상 KT가 여자도에서 무선국을 허가 받을 경우 나머지 전국에 설치하는 무선국은 신고만 하면 된다. 즉, 여자도에서 허가를 받으면 KT가 전국에 LTE 무선국을 갖추고 1.8㎓ 주파수로 LTE 시범 서비스를 진행해도 막을 수가 없다는 얘기다.


방통위 관계자는 "KT가 요청한 여자도 무선국을 허가할 경우 사실상 2G 종료전 LTE 서비스를 허락하는 셈이 된다"면서 "조금이나마 LTE 서비스를 앞당기겠다는 KT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2G 종료가 안된 상황에서 해당 주파수를 이용해 4G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는 꼼수를 부려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T가 주요 도시에 LTE 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문제 없지만 아직 2G 서비스 종료가 안된 상황에서 2G 서비스용 주파수로 LTE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2G 서비스 종료 이후 KT의 무선국을 허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D

결국 여자도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KT의 연내 LTE 상용 서비스는 어려워졌다. 2G 서비스의 종료도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11월 말 2G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해도 1달 정도 시범서비스를 거치면 KT가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은 내년 초 정도가 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이미 LTE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KT만 아직 시범서비스 조차 못하고 있다"면서 "2G 가입자들이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겪지 않는 선에서 LTE 서비스를 앞당겨 보려 했는데 방통위가 야속할 뿐"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