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풍력 시장 '시들'..기업들 철수 위기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최대 풍력 발전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풍력 터빈의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터빈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발을 빼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올해 중국의 풍력 발전 시장에서 터빈 수요가 급감하고 터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질 낮은 터빈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정부 긴축 정책으로 인한 풍력 발전 업계의 자금난 ▲터빈 과잉 공급에 따른 수급 불균형 등을 이유로 들었다.
독일 풍력 터빈 제조업체 리파워는 시들해진 중국 풍력 시장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 리파워의 울프강 주센 중국 지사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의 풍력 발전 터빈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면서 "네이멍구 지역에 위치한 터빈 공장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터빈을 만들어 설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사업을 계속할 수는 없다"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풍력 터빈 제조업계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터빈 가격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독일 풍력 터빈 업체 노르덱스는 중국에서 조만간 터빈 제조업계 통폐합 바람이 불 것이라고 진단했고, 익명을 요구한 한 유럽 소재 풍력 터빈 제조업체 CEO는 "조만간 중국 풍력시장이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풍력 발전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중국 현지 터빈 제조업체들도 고민이 많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60여개 신생 터빈 제조업체들 가운데 이번 위기 상황을 견뎌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들은 대형 업체 10~12곳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풍력 발전소가 한 대도 없던 중국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풍력 터빈이 설치될 정도로 풍력 시장이 급팽창했다. 그러나 풍력 발전 업계 경영진들은 올해 중국 풍력 발전 시장의 수급 균형이 한 순간에 무너지면서 풍력 터빈 설치 대수가 지난해 보다 20%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풍력 터빈 설치 대수는 전년 동기대비 2.6% 증가 했지만 이 마저도 연말로 갈수록 수요가 급감해 플러스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풍력 업계는 중국 밖에서도 과잉생산과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2위 풍력 터빈 시장인 미국에서는 풍력 발전소 건설에 따른 세제 혜택 지원이 종료를 앞두고 있어 터빈 수요가 주춤해졌다. 그나마 유럽에서 풍력 터빈의 수요가 계속 늘고 있지만 부채 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재정적자 감축안이 시행되면 풍력 발전 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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