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전쟁 무엇을 남겼나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연말까지 이라크에서 미군을 전원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대사관을 경비하는 160명의 해병대와 연락장교, 민간 보안업체 직원 4000~5000명이 남아 있겠지만 철군이 완료되면 4787명의 미군을 희생시킨 9년간의 이라크전쟁은 종지부를 찍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전쟁을 반대해왔으며, 철군은 그의 선거공략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누리 카말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가진 비디오 컨퍼런스콜에서 “2012년 1월1일자로 두 나라는 주권국가와 상호이해와 존중에 입각한 평등한 파트너로서 정상관례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의 발표에 대해 민주당은 대체로 환영했으나 공화당측은 미군없이 이라크내 치안상태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군의 반응도 엇갈린다. 사병들은 반기는 반면, 해병대 등은 존재이유를 찾아야 할 만큼 난처한기색이 역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육군과 해병, 그 가족들은 이라크전의 유산인 비정상적으로 길고 반복되는 배치에서 벗어날 수 있어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병력소요를 충족하기 위해 15개월간 순환근무를 해야 한다. 이곳 저곳을 돌아가며 15개월씩 근무하기 때문에 본인이나 가족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이라크 철수로 미군과 그 가족들은 순환근무 스트레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라크전은 기술진보도 가져왔다. 이라크전 초기 나타난 탱크 등 중화기의 발전에 그치지 않고 무인기(UAV)가 전장 감시,정찰,공격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더욱이 보호장구와 의약품 개선으로 미군 생존률은 훨씬 높아졌다.
또 지난 10년간 중동에서 ‘제2의 육군’으로서 복무하면서 존재이유를 과시했던 해병대는 국방지출 삭감에 직면해 존재이유를 찾아야 하는 새로운 상황을 맞이했다. 중동 전쟁에서 경무장 신속기동군이었던 해병대는 중무장 대부대로 변신했다. ‘해병대의 특화된 능력’을 이유로 대규모병력과 장비를 유지해야 한다는 해병대측의 주장이 미 의회에 계속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WSJ는 또 미군 전략도 옛 소련 격퇴에서 내란기도진압활동(Counter-insurgency)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는 식민시대 영국과 프랑스군이 개발한 전략인데 미군이 이라크를 내란으로 몰고 가려는 이라크내 기도를 분쇄하기 위해 채택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쓰고 있다. 이는 무력 사용을 제한하고 현지문화를 이해하고 민심을 얻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전술적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런 전략은 초급 및 중간간부의 임무의 성격도 바꾸었다.이들은 보병작전에서 뿐 아니라 분쟁해결과 재건계획수립, 민심확보 등에서도 능해야만 한다.
문제는 미국의 암울한 현실이다. 미국은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9.1%나 된다. 전역 장병 실업률은 이 두배 수준이다. 이 때문에 미군을 지원하고 싶다면 등을 토닥일 게 아니라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시에 사지절단과 정신적 외상 등 온갖 전쟁의 상흔을 겪고 있는 미군 전역병의 사회적응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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