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개발자의 요건? "제품에 미친 개발자, 핵심가치를 아는 개발자"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제품에 미치십시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찾으십시오. 그럼 당신은 이미 감동을 주는 개발자일 겁니다."
18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개최된 NHN의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 2011(DeView2011)' 기조연설 현장. 기조연설자로 나선 NHN 기술혁신센터 송창현 센터장이 꼽은 개발자의 요건은 두 가지였다. 개발자가 제품에 애착과 열정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사용자의 요구를 원하는 핵심가치를 포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날 기조연설장은 현직 개발자와 학생들로 가득했다. "기술 이야기보다는 어떤 개발자가 되어야 할지 이야기하겠다"고 서두를 뗀 송 센터장은 애플에서 일했던 경험을 가장 먼저 들려줬다. "전 30년 된 '애플빠' 입니다.중학교때 '애플2'로 시작해서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애플 제품들을 거의 다 가지고 있습니다.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 만든 '넥스트 컴퓨터'를 보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스스로를 '애플빠'로 칭하는 송 센터장은 1987년 유학을 떠나 CTC, HP,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을 거쳐 애플에 입성한다. "그런데 막상 애플 들어가보니 애플빠 명함도 못 내밀겠더라고요." 애플에는 세계 최고의 애플빠들이 모여 있었다. 연봉의 20~30%를 깎이면서까지 애플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더란다.
이들은 개발자인 동시에 애플의 '파워 유저'들이었다. 제품에 대한 애착과 열정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주말까지 서버 고도화 작업으로 일을 하던 중 한 엔지니어가 문제를 해결했다며 일요일인데도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왔어요. 환갑이 넘은 엔지니어도 자기가 맡고 있는 제품에 문제가 있는 걸 알면 못 고치고는 버틸 수 없는 애착과 열정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런 애플도 애플TV에서는 실패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핵심 가치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TV는 맥에 저장된 음악과 사진을 텔레비전으로 보여주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았지만, 사실상 TV의 역할은 영화와 방송 프로그램 보기"라는 것이 송 센터장의 분석이다. 그는 "제품의 핵심 가치에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을 녹여내는 것이 제품 개발의 목표"라며 "단순히 제품을 개발하는데 그치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의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페이스북은 개발자 홈페이지에 커뮤니티, 대화(conversation), 정체성(identity)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내걸고 있다. 이 세 가지가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핵심 가치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가치 찾기는 한발 더 나아가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창출'하는데까지 이른다. "(제품을)보여주기 전까지 사용자 스스로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요구사항을 발견하는 게 진정한 핵심가치 찾기"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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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송 센터장은 핵심가치 찾기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그는 "개발하고 싶은 기능을 쭉 늘어놓고 사용자가 원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부터 빼기 시작하면 핵심가치만 남아있을 것"이라며 "개발하려는 전체 기능 중 80%는 버리고 사용자들이 진정 원하는 20%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4회를 맞은 '데뷰 2011'은 3000여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총 5개 트랙, 24개 세션을 통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최근 부상한 주제들을 다루고 직접 실습을 할 수 있는 세션도 운영됐다. 행사장을 찾은 파인원커뮤니케이션즈의 개발자 박수빈(28)씨는 "(개발과 관련된) 큰 그림을 그려 주는 행사"라며 "윈도우폰 앱 개발 관련 세션을 들어보려고 참석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윈도우폰 OS개발에 관심이 있었지만 접해본 적이 없었다"며 "윈도우폰 OS를 직접 접해보고 얘기를 듣는 자리"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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