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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 벤치마킹은 < NCIS >가 아닌 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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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 7회 KBS2 밤 10시
<포세이돈>에는 많은 것이 있다. 음모, 배신, 전문용어, 그리고 박진감 없는 액션과 과잉된 음악, 코믹한 감초 조연, 굳이 끼어드는 러브라인까지. 물론 거대한 악 앞에 동료나 가족을 희생당한 요원의 트라우마는 이 드라마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며 권정률(이성재), 김선우(최시원), 이수윤(이시영)의 수사 9과에 대해 현해정(진희경)은 짐짓 놀라운 발견을 한 듯 말한다. “우연일까요. 흑사회와 해결할 일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네요.”

요컨대 <포세이돈>은 클리셰를 지독히 클리셰답게 사용하는 드라마다. 한국판 < NCIS >(해군 범죄 수사대)를 표방한다는 출발점부터 아류가 될 위험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그 운명을 거스르고자 하는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는다. 주인공들이 필연적으로 맞서 싸워야 하는 거물 최희곤은 하나의 기표로만 존재할 뿐 ‘그들의’ 악을 넘어 ‘우리의’ 악으로 체감되지 않고, 강주민(장동직)이 내부의 첩자라는 설정은 너무나 명확하게 암시되지만 그에 대해 상식적인 의문조차 제기하지 못하는 주인공들의 둔함은 멜로드라마 속 반복되는 오해처럼 이야기를 지지부진하게 만든다. 상황과 관계, 인물이 부딪히는 딜레마의 강도를 보여주는 대신 서로가 서로의 패를 다 꺼내놓고 모든 것을 말로 주고받는 게임의 다음은 기대되지 않는다. 심지어 방금 전까지 혐의를 부인하던 김주형(임승대)이 김선우의 한 차례 추궁에 모든 정보를 털어놓고 이수윤의 아버지 이정훈 경장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을 진심으로 사과하는 급 전개는 보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들 정도다. 악은 꼼꼼하고 뻔뻔하다. 요즘 매일의 뉴스가 증명하는 이 진실이야말로 <포세이돈>이 보다 치밀하게 탐구해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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