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대표적인 경기 선행지수로 꼽히는 벌크선운임지수(BDI)가 최근 한달 간 40% 육박하는 상승세를 나타내며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
5일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BDI지수는 지난 2일을 기준으로 전월 대비 39% 상승한 174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BDI지수가 1700포인트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12월 말 이후 8개월여만이다.
최근 BDI지수의 상승세는 철광석을 주로 실어 나르는 11만~18만DWT(재화중량톤수)급 케이프사이즈 선박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철광석 내수가격이 수입가격보다 급격히 오르며 중국으로 향하는 철광석 물동량이 급증했고, 운임도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해운업계는 당분간 BDI지수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벌크선을 중심으로 한 노후선 폐선 작업이 꾸준히 단행되고 있고, 주춤했던 중국 철광석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내달 이후에는 곡물 출하시즌을 맞아 미국발 물동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곡물 출하시즌에 이어지는 겨울철은 벌크선 시황의 전통적 성수기로 꼽힌다.
팬오션 관계자는 "철강업계의 여름 휴가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수요가 약세로 돌아설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선박을 중심으로 BDI지수가 오름 추세"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호황기인 2007~2008년에 발주된 선박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투입되고 있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시각이다.
BDI지수는 통상 2500포인트대가 국적 해운사들의 손익분기점인 것으로 파악된다. 운용 선단규모가 작은 중소형 해운사의 경우 3000포인트 이상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폐선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선박 공급량이 여전히 많다"며 "현 BDI지수 수준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하면 1000포인트 이상 낮다"고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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