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대한민국발레축제 다음달 개막
두 달여 동안 15개 작품 총 27회 공연
서울시발레단·정구호 연출 등 신작 발표

"한국 발레는 이제 창작자를 발굴하고 좋은 작품을 개발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대한민국발레축제는 지난 16년간 새로운 콘텐츠와 안무가를 발굴하며 노하우를 쌓아왔다. 앞으로는 그러한 노력을 더욱 단단히 다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은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16회 대한민국발레축제 개막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 무용수들의 실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이 확인된 만큼, 이제는 창작 작품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안무가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K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가운데 한국 발레도 지난 몇 년간 세계 무대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 무용수 강미선은 2023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여성무용수상을 받았고, 젊은 무용수의 등용문인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는 지난해 박윤재가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데 이어 올해 염다연이 2위에 올랐다. 전민철은 지난해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에서 대상을 차지한 뒤 러시아 명문 마린스키 발레단에 퍼스트 솔리스트로 정식 입단했다. 이는 한국 무용수들의 실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잇따른 쾌거였다.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이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16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발레축제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이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16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발레축제

AD
원본보기 아이콘

김주원 감독 역시 2006년 '브누아 드 라 당스' 여성무용수상을 받았다. 선배 무용수로서 한국 발레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스타 무용수 배출을 넘어 안무가와 레퍼토리를 키워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음 달 개막하는 국내 최대 발레 축제인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창작 신작에 힘을 준 배경이다. 김주원 감독은 지난해부터 예술감독으로서 대한민국발레축제를 이끌고 있다.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오는 5월1일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을 시작으로 열여섯 번째 무대를 선보인다. 국내를 대표하는 15개 발레단이 참여해 7월4일까지 두 달여 동안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춘천 백령아트센터에서 '공명(Echo)'을 주제로 15개 작품을 모두 27회 공연한다. 전시, 발레 영상 상영회, 발레 렉처, 관객과의 대화 등 관객에게 발레를 친절하게 소개하는 4건의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15개 작품 중 신작은 5개다. '심청'은 한국 창작발레의 대표작이다. 1986년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뒤 프랑스, 러시아, 미국 등 전 세계 12개국 40여 개 도시에서 공연하며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였다.


이어 창단 3년 차를 맞은 서울시발레단이 신작 '인 더 밤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ㆍ5월15~17일 세종문화회관)'를 공연한다. 서울시발레단이 2024년 창단 때 공연한 '한여름 밤의 꿈'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전막 창작 발레 작품이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강효형이 안무했다. 2009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강효형은 2015년부터 무용수와 안무가를 겸하고 있으며 2017년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올해 대한민국발레축제는 기획공연 2개 작품도 창작 신작으로 선보인다. 정구호 연출이 '테일 오브 테일즈(Tale of Talesㆍ5월22~23일 예술의전당)'를, 최수진·이루다 안무가가 융복합 공연예술 그룹 무토와 협력한 '발레아리랑(6월6~7일 예술의전당)'을 공연한다.


'테일 오브 테일즈'는 '라 실피드', '잠자는 숲속의 미녀', '지젤', '백조의 호수' 등 고전발레 대표작 4편에서 영감을 받아 주역 발레리나의 감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정구호 연출은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가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며 "대표 고전발레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세미 창작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강미선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와 국립발레단,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수석 무용수를 지낸 김지영 경희대 무용학부 교수가 주역을 맡는다.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앞줄 오른쪽 네 번째)과 제16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참가 단체 관계자들이 21일 예술의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민국발레축제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앞줄 오른쪽 네 번째)과 제16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참가 단체 관계자들이 21일 예술의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민국발레축제

원본보기 아이콘

'발레아리랑'은 새로운 시도의 창작발레 작품이다. 박훈규 예술감독이 이끄는 무토는 언더그라운드 클럽 DJ, 거문고 연주자, 미디어 아티스트 등으로 구성돼 미디어아트, 전통음악, 전자음악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융합한 개성 강한 무대를 선보이는 단체다. 박훈규 감독은 "김주원 감독이 창의적이고 새로운 형태의 발레 작품을 기획하고자 작품을 의뢰한 것 같다"며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인간 연대를 담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와이즈발레단의 김길용 단장은 민간 발레단에 대한민국발레축제는 무척 소중한 무대라고 강조했다. "와이즈발레단이 창단 21년째를 맞았는데 예산 등의 이유로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공연하기가 매우 힘들다. 대한민국발레축제를 통해 1년에 한 번이라도 이 무대에서 공연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또 한국 컨템포러리 창작발레는 티켓이 잘 팔리지 않아 재공연되기 어려운데 대한민국발레축제가 그런 작품을 심폐소생하듯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AD

김주원 감독은 "세계 유수의 발레단에서 한국인 무용수들이 활약하며 한국 발레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수준에 올라왔다"며 "공공 발레단은 물론 민간 발레단의 창작 역량 또한 매년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발레가 건강하고 눈부신 발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발레축제를 연결과 공명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