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동안 한글 서체 연구와 개발에 힘쓴 최정호(1916~1988)씨가 작업을 하는 모습. '타이포 잔치 2011-서울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에선 최씨의 한글 서체 '원도'가 최초로 공개된다. 사진=드림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고려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한 뒤 파리 에콜 에스티엔느에서 타이포그래피를 공부한 정병규(65)씨는 올해로 2번째를 맞는 '타이포잔치: 서울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에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참여했다. 이 행사엔 중국 작가 쉬빙, 일본 작가 타나카 잇코 등 3개국 타이포그래퍼 100여명이 참가했고, 한국에선 정씨와 최정호씨가 대표 작가로 작품을 전시했다.
타이포그래피를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닌 누구나 관심을 갖는 영역으로 만들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타이포 잔치: 서울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는 2001년 첫 선을 보였다. 그동안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이어지지 못하다가 10년 만인 올해 다시 문을 연 이번 비엔날레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14일까지 계속된다.
그가 1970년대에 일본 사진식자기 제조 회사의 의뢰를 받아 만든 '원도'는 그동안 일본에 머물러 있었다. 현대 한글 디지털 서체의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 이 '원도'와 함께 타나카 잇코의 '인간과 문자', 쉬빙의 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놓쳐서는 안 될 작품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정병국)가 주최한 '타이포 잔치 2011'을 공동 주관한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의 최정심 원장은 "문자는 국가가 가진 대표적인 문화적 자산"이라며 "이번 행사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개국이 자국의 문화적 자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고민하고, 서로의 문자를 비교하며 교류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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