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관이 촉매제?..11월 남북러 정상회담說 '솔솔‘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러시아산 천연가스'가 남북관계 해빙의 열쇠가 될 수 있을까? 남한과 북한, 러시아를 연결하는 가스관 사업이 급물살을 탈 조짐을 보이면서 11월 남ㆍ북ㆍ러 정상회담 개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ㆍ러 가스관 연결 사업을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ㆍ러 가스관 연결 사업은 2008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서 2015년까지 매년 최소 100억㎥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수입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그동안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지난 달 2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가스관의 북한 통과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앞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지난달 8일 러시아를 방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갖고 가스관 연결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7월 발리 남북 비핵화회담 이후 북미대화가 재개되는 등 남북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11월 중 남북관계에 좋은 뉴스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가스관 연결 사업과 관련한 남북 정상간 접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치권내 반응도 우호적이다. 여권내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 신뢰를 쌓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며 남ㆍ북한과 러시아 모두 윈윈(win-win)하는 이득이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어 여권과 야권 모두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남북관계 개선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간의 시선은 11월로 쏠린다. 11월에는 한국과 러시아 정상이 참석하는 국제회의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인도네이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이 몰려 있다. 한ㆍ러 정상은 이들 회의에서 적어도 1회 이상은 만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ㆍ북ㆍ러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선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에 큰 변화가 없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1월 한ㆍ러 정상회담이 만날 가능성은 크다"면서도 "그때까지의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만큼 남ㆍ북ㆍ러 정상회담 개최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가스관 연결사업은 우선 북한과 러시아간에 구체적 진전이 이뤄져야 하고, 그 이후에 우리와 러시아간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권의 핵심관계자는 "북한과 러시아는 '가스관 사업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보자'는 수준에 합의한 상태"라며 "북ㆍ러간에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이후에야 가스를 구매하는 남한과 북ㆍ러가 모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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