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슨 연구소 "10년 안에 위안화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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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달러화가 맡고 있는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향후 10년 안에 중국이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꿰찬 중국이 기축통화로 자리 잡을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안화 기축통화 10년이면 된다"=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아빈드 수브라마니안 연구원이 새로 출간한 '중국 경제 지배의 그림자 안에서 살아가기(Living in the Shadow of China's Economic Dominance)'란 책에는 위안화가 10년안에 달러화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경제가 지금 당장이라도 세계를 지배할 기세로 커지고 있고 생산, 무역, 환율 등 전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게 수브라마니안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달 31일자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2030년이 되면 중국의 경제 지배력은 1970년대 미국, 1870년대 영국이 누렸던 것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중국의 지배력은 우리의 예상보다 더 빨리 위안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 잡도록 할 것"이라며 "위안화의 기축통화 부상은 10년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학자 베리 아이켄그린이 '미국 경제가 영국을 추월한지 10년 안에 달러화가 파운드를 제치고 기축통화로 자리 잡았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물론 수브라마니안은 중국이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다고 해서 강화된 경제 지배력에 따라 위안화가 저절로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브라마니안은 "엄밀하게 말하면 중국은 외국인들의 위안화 접근 규제를 해제하고 중국 외환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환율 개혁의 필요성을 외치는 개혁파들이 환율 개혁으로 수출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보수파들을 완전히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중국이 성공적인 수출 경제 모델로 세계 경제의 힘을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2008년 말 수출업의 붕괴로 수 백만 명의 공장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위안화의 인위적인 평가절하로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진 것을 보면 수출 경제를 지향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브라마니안은 중국 정부가 환율개혁을 통해 위안화가 자유롭게 세계 각국에서 사용되고 다른 통화로도 규제 없이 전환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율개혁으로 위안화가 계속 절상되면 수출업자들은 비명을 지를 테지만 중국 정부는 더 많은 이득을 가져올 결과에 주목할 수 있다"며 "위안화가 달러화를 누르고 세계 기축통화가 된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환율개혁 속도 내고 있다는 정황들=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환율변동 유연성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후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고 있지만 사실상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0.5%로 제한하는 등 규제를 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위안화 절상은 그동안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고 위안화 국제화는 더디게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환율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어 위안화 기축통화 목표를 향해 더 가깝게 가고 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말 프랑스와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에 편입시키는데 협력하고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TF팀은 오는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위안화의 SDR 편입을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SDR이란 일종의 국제준비통화로 달러와 금의 뒤를 잇는 '제 3의 통화'다. SDR의 가치는 현재 유로, 엔, 파운드, 달러 등 4개 통화를 기초로 정해지고 있어 여기에 위안화가 포함될 경우 위안화의 위상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위안화 절상은 속도가 빨라졌다. 위안화 가치는 8월에만 달러화 대비 0.9% 절상돼 1년 중 가장 큰 절상폭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월 엔화를 제외한 아시아의 10가지 주요 통화 가운데 달러화 대비 가치가 오른 것은 위안화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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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이 지난달 31일 고시한 달러·위안 환율은 6.3867위안이다. 위안화 가치는 연초 부터 현재까지 3.2% 절상됐다.

위안화 국제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리커창 중국 상무부 부총리가 홍콩에서 6개항에 이르는 위안화 국제화 관련 조항을 발표한데 이어 상무부는 23일 "외국인투자자들은 해외에서 합법적으로 조달한 위안화를 가지고 중국에 직접투자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위안화 외국인직접투자(FDI)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24일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 20개 지역에서 시범 실시됐던 위안화 무역결제를 전국으로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중국은 2009년 7월 처음으로 무역결제에서 위안화 사용을 허용한 이후 지난해부터 이를 20개 지역으로 확대해 시범 실시해왔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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