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10' 진입으로 20km, 50km 병행 가능성 높여


[대구=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경보 간판’ 김현섭(삼성전자)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20km와 50km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섭은 28일 오전 9시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km 경보에서 1시간21분17의 기록으로 6위에 올랐다. 경기 중반까지 그는 2위 그룹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스퍼트를 발휘한 16km 지점에서 디펜딩챔피언 발레리 보르친(러시아, 1시간19분56), 세계기록(1시간17분16) 보유자 블라디미르 카나이킨(러시아, 1시간20분27) 등과 거리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김현섭은 한국육상대표팀 선수로는 처음으로 ‘톱 10’에 진입하며 한국육상의 체면을 세웠다. 나아가 2012 런던올림픽에서의 청신호도 함께 밝혔다.

경기 뒤 김현섭은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만족스럽다. 더운 날씨 탓에 좋은 기량의 선수들이 떨어져나가 더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사실 너무 힘들었다. 14km 지점이 최대고비였던 것 같다. 빨리 골인하자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가쁜 숨을 골랐다. 대회 개막 전 그는 육상대표팀 내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유일한 선수로 손꼽혔다. 김현섭의 의지 역시 여느 때보다 강했다. 경기 전 그는 “아내인 (신)소현와 아직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다. 꼭 메달을 획득해 2006년부터 고생한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아내는 둘째를 임신한 무거운 배를 이끌고 목 놓아 남편을 응원했다. 그의 어머니와 6살 된 김현섭의 아들 김민재도 함께 도로 외곽에서 “김현섭 파이팅”을 연거푸 외쳤다.


가족들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지 못했지만 김현섭은 경기 뒤 해맑게 웃었다. 2012 런던올림픽을 향한 가능성을 선보인 까닭이다. 그는 “우리나라 경보 인구는 10명이다. 1천 명에 가까운 중국과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2012 런던올림픽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겠다”며 특유 미소를 드러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그는 새로운 변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 뒤 이민호 경보대표팀 코치는 “(김)현섭이의 주 종목을 20km에서 50km로 바꿀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신을 시도하는 이유는 이날 드러낸 충분한 가능성 때문이다. 이날 김현섭은 자신의 페이스를 내내 유지, 대표팀의 사전 작전을 충분히 수행했다. 하지만 중반까지 뒤처졌다 따돌리려 했던 러시아와 중국 선수들이 10km 지점까지 속도를 늦추며 페이스를 조절한 탓에 섣불리 치고나오지 못했다. 작전에 역으로 말려든 셈. 12km 지점에서 불붙은 스퍼트 경쟁에서는 갑작스런 변화에 10위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섭은 난관을 지혜롭게 이겨냈다. 이내 3위 경쟁에 뛰어드는 루이스 페르단도 로페스(콜롬비아)에 페이스를 맞춰 추월을 시작했고 막판 혼신을 다한 스퍼트로 6위로 골인했다.


경기 뒤 이민호 코치는 “조금 더 빨리 치고나왔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스즈키 유스케(일본)와 같이 처음부터 속도를 내는 작전도 괜찮게 먹혔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이게 한국의 실력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정신력, 지구력 등을 키워 2012 런던올림픽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섭의 역보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충분히 자신의 기량을 보여줬다”며 “2km 구간을 8분대에서 7분대로 줄여 지금 성적보다 1분 정도 기록을 줄인다면 런던에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만 놓고 보면 50km와 더 궁합이 잘 맞는다. 20km와 50km 병행을 차근차근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AD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