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페이스]존 폴레어스 호주 포스터스맥주 CEO
"밀러는 회사가치를 낮게 평가했다.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대화한다"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호주 최대의 맥주회사이자 베스트셀러 ‘빅토리아 비터(Victoria Bitter)’를 생산하는 포스터스는 지난 24일 ‘밀러라이트’의 영국 맥주회사 ‘SAB밀러’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제의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가기를 거절했다.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인수가격’이라면 언제든지 대화를 할 용의가 잇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자회사 퍼시픽 베브리지스를 통해 호주 시장에 진출해 있는 SAB밀러는 호주 맥주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포스터스 인수를 위해 95억 호주달러(미화 약 100억 달러)의 가격을 제시했다. 주당 4.90 호주달러로 세전영업이익(EBITDA)의 12.5배 수준이었는데 밀러측은 여전히 이 인수가격을 고수하면서 포스터측에 협상에 나서라고 압박해왔다.
존 폴레어스(John Pollaers) 최고경영자(CEO.49)는 지난 24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회사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다”며 거듭 퇴짜를 놓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우리는 대화할 수 있다. 주주들도 이를 알고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레어스 CEO는 이에 따라 투자들에게 5억 호주달러를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폴레어스는 회사 점유율 확대와 매출신장 방안도 밝혔다. 그는 “앞으로 5500만 달러 규모의 비용절감과 브랜드 광고와 프로모션 등을 통해 EBITDA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총 인력의 2% 수준인 145명의 감원과 양조장과 유통망을 포함한 자산 재검토를 6개월안에 끝낼 계획이다.
폴레어스는 올해 매출을 5%대 신장시키고 EBITDA(38%)를 그 이상의 비율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회계연도에 와인부문 손실로 4억6400만 호주달러의 적자를 낸 포스터스는 2011회계연도(2010년7월~2011년 6월31일)에는 맥주에 주력한 결과 적자규모를 8900만 달러로 줄였다.
이 때문에 주주들에게서 주식을 직접 사들이겠다며 포스터스를 압박해온 SAB밀러는 포스터스를 인수하려면 인수가를 주당 5.20호주달러 수준으로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폴레어스CEO의 노련한 협상술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폴레어스는 위스키 조니워커의 생산업체인 디아지오에서 20년을 보내고 호주 맥주시장에서 경영경험을 쌓아 술시장의 판세를 읽을 줄 아는 경영자다.
호주 해군 병기공 출신인 그는 1990년 런던의 디아지오에 입사해 재무담당이사, 호주대표,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장 등을 역임한 뒤 2010년 포스터스에 합류했다. CEO가 되기 직전에는 호주 국내 맥주사업부문을 13개월 동안 경영했으며, 포스터스가 15년간 80억 호주 달러를 들였으면서도 30억 달러의 손실을 낸 와인사업을 정리했다.
그는 시드니의 맥쿼리대학과 프랑스 경영대학원인 INSEAD가 공동운영한 프로그램을 통해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 학위도 있다.
그는 “난 회사가 팔리도록 하기 위해 이 회사에 합류한 것은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이 사업을 잘 돌아가게 하겠다는 게 우리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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