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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노조원들, "힘들지만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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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보신각 깜짝 상경집회 현장

▲11일 종로 보신각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중인 SC제일은행 노조원들

▲11일 종로 보신각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중인 SC제일은행 노조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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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아이들은 친정에 맡겨놨고 카드값과 보험료는 연체된 상황입니다." (파업 중인 SC제일은행 노조원)

11일 종로 보신각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강원도 속초에서 상경한 SC제일은행 노조원들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파란색 티셔츠와 '투쟁'이 적힌 모자를 쓴 2500여명의 노조원들은 버스를 나눠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팀을 나눠 광화문·남대문·동대문 등지에서 거리선전전을 벌이고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배포했다. 이어 오후 3시부터는 보신각에 모여 공식 집회를 벌였다.
근무한지 올해로 19년째라는 한 40대 여성은 "(파업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몰랐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며 "부모님이 아이들을 돌봐주시고 있고 모든 생활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지점에서 근무한다는 50대 남성은 "지점별로 운영중인 현재의 성과제도 버티기 힘든데 개별 성과급제가 도입되면 정규직은 다 나가라는 얘기가 아니겠느냐"라며 "가족들과 떨어져있어 많이 힘들지만 아무것도 얻은게 없어 돌아갈 수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기혼 여성들의 고충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이를 데리고 집회에 나온 30대 여성은 "아이가 방학인데 돌봐줄 사람이 없어 속초에 함께 데리고 있다"고 전했다.
SC제일은행 거래 고객들이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을 붙잡고 빨리 복귀해달라며 하소연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날 거리를 지나던 60대의 한 여성은 "SC제일은행을 거래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돈을 뺐다"며 "30년째 SC제일은행의 고객이고, 펀드 등 여러 상품에 가입돼 있는데 평소 상담해주던 직원이 파업에 참여해 만날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일주일에도 몇번씩 지점에 전화해 파업이 끝났는지를 물어보고 있는데 아무런 해결 기미가 없다"며 "고객입장에서 은행과 노조원들 모두 너무 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고객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노조원들의 이탈도 일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은 끝까지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의 회유로 소수 직원들이 복귀하긴 했지만 대다수의 직원들은 뜻을 함께하고 있다"며 문제없다고 말했다. SC 사측은 자발적으로 복귀하는 직원들을 무조건 받아들이겠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문호 전국금융노조 위원장은 "네 번에 걸친 리차드 힐 행장과의 공식 협상이 결렬됐다"며 "힐 행장은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의 중재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파업사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의 파업은 이날로 46일째로, 국내 은행권 최장기 기록을 매일 갈아치우고 있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04년 한미은행 노조의 18일이다. 현재 노사간 공식 협상은 중단된 상황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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