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시즌2는 이미 시작되었다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 일 MBC 오후 6시
새로운 출연가수가 밴드라는 말에 YB의 윤도현은 “서바이벌이니까 라이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힘을 빼고 간 YB는 7위를, 첫 무대를 한 자우림은 1위를 했다. 지금까지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는 가수 개인(팀)의 등락에 더 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1위는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가수들은 다른 가수가 아니라 결국 자기 자신의 과거 등수와 경쟁한다. 그래서 ‘나가수’에는 가수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힘겨워하는 장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했고 심각한 분위기가 지속되었으며, 그 무게를 감내해야만 하는 시청자에게도 피로감이 가중 될 수밖에 없었다. 그 상황에서 YB와 라이벌이 될 수 있는 밴드인 동시에 ‘나는 가수다’를 의심했다고 말하는 자우림의 등장은 확실히 새로운 국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주었다.

‘나가수’는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를 동시에 의식 하면서 가수로서의 자신까지 돌아봐야 하는 무겁고 복잡한 무대다. 지금까지의 무대를 근거로 한 예측은 자주 빗나가고, 공식을 대입해도 제대로 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지난주 ‘희나리’로 파격에 가까운 무대를 선보였던 김범수가 ‘사랑으로’를 가장 정직한 방식으로 노래하게 될 것을 예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나가수’는 카오스 상태의 현재에서 더 흥미로운 요소들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나가수’의 가장 큰 굴곡을 함께 넘은 원년 멤버들이 캐릭터와 관계를 통해 보여주었던 예능적 재미와 드라마를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YB의 직구에 감탄하면서도 밴드 간 대결에 자신감을 보인 자우림과, 이들의 출연으로 “다시 시작”해야 할 이유를 되찾은 YB 사이의 라이벌 의식은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 될지 모른다. 자우림은 임재범 이후 ‘나가수’에 자극을 받는 대신 ‘나가수’에 자극을 주며 등장한 첫 번째 가수다.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에 지쳐보였던 기존의 가수들은 새로운 자극에 다시 절치부심, 목을 풀기 시작했다. 시즌2는 이렇게, 생각지 않은 방식으로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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