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박태환(단국대)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현재까지 흐름은 순탄하다. 지난 24일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04의 성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승장구는 자유형 200m에서도 이어졌다. 25일 준결승 1조 경기에서 1분46초23을 기록해 조 2위, 전체 4위로 결승 티켓을 얻었다. 불안을 노출했던 400m와 달리 작전은 모두 맞아떨어졌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 등을 제치고 자신감도 끌어올렸다. 남은 건 단 한 번의 ‘금빛질주’뿐이다.
결승은 여느 때보다 박빙이 예상된다. 파울 비더만(독일), 야닉 아넬(프랑스), 라이언 록티(미국) 등 세계 최고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는 펠프스. 박태환을 가르치는 마이클 볼 코치는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라며 “경계대상 1호”라고 손꼽았다. 토드 던컨 코치도 “아넬은 준결승을 1위로 통과했지만 온 힘을 다했다. 비더만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며 “박태환의 경쟁자는 (록티와) 펠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 전 한 물 갔다는 평가에도 위협적인 선수로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코치는 “기본적인 실력을 갖춰 경계를 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전이 가능한 주요인으로는 특유의 잠영이 손꼽힌다. 그의 주 종목은 접영. 돌핀킥에 이은 구사는 박태환과 같이 자유형에만 익숙한 선수들에 비해 앞설 수밖에 없다. 스타트 혹은 턴 뒤 수면 아래에서 돌고래처럼 양발을 모으고 허리와 다리 힘만으로 추진력을 얻은 기술은 일반 스트로크에서의 속도보다 최대 1.4배 더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펠프스의 잠영은 이보다 더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돌핀킥에서 하체만을 사용하는 보통 선수들과 달리 유연한 상체 근육을 이용해 손을 제외한 몸 전체를 움직여 강한 킥을 만들어낸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자신의 무대로 만든 건 모두 이 때문이었다. 볼 코치는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냉정하게 평가할 때, 박태환의 잠영은 펠프스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 무기가 위력을 발휘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2008년까지만 해도 펠프스는 체계적인 식단조절과 훈련을 통해 8500cc의 폐활량을 자랑했다. 그 덕에 체력소모가 큰 잠영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펠프스의 폐활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08년에 비해 그 양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저하는 특유 I자 스트로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펠프스는 2008년부터 물속에서 직선 스트로크를 구사했다. 물을 더 빠르고 깊게 걷어내 S자 스크로크 때보다 더 많은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기술은 그대로 재현되지 않고 있다. 예선과 준결승에서 팔의 모양은 I자와 S자의 중간에 가까웠다. 체력 소모가 큰 I자 스트로크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셈.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I자 스트로크의 본보기는 어느덧 박태환에게로 옮겨졌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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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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