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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플리>, 정말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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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플리> 14회 월-화 MBC 밤 9시 55분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을까요.” 미리(이다해)는 유현(박유천)에게 보낸 편지에 미안함을 고백하며 이렇게 적었다. 오래 전 히라야마(김정태)에게서 운동화를 받았던 그 때인지, 아니면 명훈(김승우)에게 동경대생이라고 거짓말을 했던 그 때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하나 중요한 것은, 현재의 불행은 미리가 그토록 저주하는 자신의 운명 탓도, 그리고 어릴 적 자신을 버리고 떠나간 엄마 이화(최명길)의 탓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미리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던 순간 추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계속된 선택의 기로에서 늘 ‘직접’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제대로 책임진 적은 없었던 장미리 자신 때문이다. 히라야마의 표현을 빌린다면 “그 지랄 맞은 게 바로 네 인생”인 것이다.

유현의 도움으로 검찰 조사에서 풀려난 뒤, 미리가 하는 일은 방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뉴스를 보는 일 뿐이다. 미리는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자신을 죄인이라 말하는 뉴스 앞에서 울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뉴스에 보도된 내용 중에 거짓말은 하나도 없다. 미리는 실제로 “허위 학력을 위조해 상류층에 잠입”했고, “화려한 외모를 토대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미스 리플리>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 유현이 어린 미리를 만나 미안하다는 인사를 전해도, 미리가 온 세상 불행을 떠안은 여자처럼 가련하게 울어도, 미리의 잘못은 거기 그대로 있다. 검사와 대면한 자리에서 미리는 “저는 고아가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자신이 버려졌다는 사실을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어린 미리는 조금도 성장하지 않았고, 여전히 “아직 상황 판단이 안”되고 있다. <미스 리플리>는 미리와 함께 거짓말을 감추는데 급급 하느라, 미리라는 한 사람의 존재를 이해시킬만한 충분한 이야기를 준비하지 못했다. 선택의 순간마다 언제나 최악의 것을 골라온 미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멀리” 온 것만 같다. 정말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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