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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6년', 알펜시아가 겪은 인고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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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시아 리조트시설의 겨울 풍경.

알펜시아 리조트시설의 겨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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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평창의 종합리조트 시설 '알펜시아'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확정되며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자치단체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최초 사례였지만, 처음 시도된만큼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지난 6년간 알펜시아가 지나온 궤적을 따라가 본다.

◇강원도, 판타지를 꿈꾸다
알펜시아는 알프스(Alps)를 뜻하는 알펜(Alpen)과 아시아(Aisa) 및 판타지아(Fantasia)를 섞은 단어다. '환상적인 아시아의 알프스'라는 의미다. 평창군 도암면 일대 4.91㎢(150만평)에 건설된 종합 리조트 시설로 2005년부터 사업이 추진됐다. 강원도개발공사(이하 강개공)이 사업 추진에 핵심역할을 맡았다.

도와 강개공의 꿈은 컸다. 2조원 가량의 경제효과, 연간 1000여명의 고용이 이뤄질거라 믿었다. 이듬해 11월 강개공의 박세훈 전 사장은 "2년후에 최고의 공기업을 만들겠다"고 선포하며 주 원동력으로 알펜시아를 내세우기도 했다.
2005년 4월 25일은 알펜시아가 잉태된 날이다. 2004년 2월 발표한 '피스밸리 리조트' 사업을 '알펜시아'란 이름으로 바꾸고 마스터 플랜을 확정·발표했다. 사업비를 공개하자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재정이 늘 부족한 강원도가 1조 1245억원의 사업비를 감당할까 싶었다. 하지만 당시 박세훈 강개공 전 사장은 성공을 확신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내부수익률(IRR)이 26.5%에 달할 거라 추정하며 사업성을 인정했다.

사람들은 열광했다. 기획 부동산업자가 평창으로 몰려왔다. 평창인근 100% 보존임지를 펜션부지로 개발할 수 있다고 광고를 낸 사기꾼도 등장했다. 인근 땅값은 동계올림픽 유치 기대감에 3.3㎡ 당 10만원대에서 최고 8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착공 한달째인 2006년 11월 도의회의 감사를 받았지만 알펜시아의 재정조달을 문제삼는 이는 한명도 없었다.

◇ '빚'의 추격이 시작되다
2007년 사업 시행 3년째 사업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연초 골프빌리지 및 골프권 회원권 분양을 시작했지만 분양률은 미미했다. 2014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분양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마저 실패로 돌아갔다. 유치가 실패하자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현실을 고려하지않은 사업비와 어설픈 행정이었다. 2007년 9월 강개공의 도의회 보고 자료에 따르면 총사업비는 1조 4889억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2000억원이 늘어나 있었다. 골프 빌리지 내 빌라의 평형을 늘리기 위한 설계변경, 공사비, 분양경비 등의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태 파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분양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연말에는 최원자 도의원이 "사업전면 재검토"를 처음으로 주장했다.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공무원은 "대형 사업들이 발표되기 직전까지도 담당 부서에 낙하산 떨어지듯 업무가 배분돼 업무 파악도 못하고 우왕좌왕했다"고 말했다.

2008년은 알펜시아 사업에 최악의 한해였다. 금융위기가 닥치자 부자 외지인들의 발길은 더욱 줄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재력이 있는 외지인이나 외국인을 타겟으로 삼는다. 60·80·160평형 전용계좌 상품은 평당 2100만~2300만원에 달한다. 빌라 한채에 15억원을 넘는 곳도 있다.

외부의 눈길도 매서웠다. 국정감사에서 강원도는 알펜시아 리조트 분양률 공개를 거부했다. 이로 인해 국감이 45분 동안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개공은 당시 5226억원을 발행했는데 원금 1462억원과 이자 374억원 등 1836억원을 갚아야 했지만 완공자금을 벌기 위해 행안부와 공사채 발행을 재협의했다. 빚으로 빚을 갚는 처지가 된 것이다.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자 당초 400채로 계획했던 골프 빌리지를 295채로 설계 변경했지만 분양 수입은 미미했다. 사업 3년차 6차례의 설계 변경, 본부장의 평균 재임 기간 7개월이 당시의 실정이었다.

2009년 7월 알펜시아 리조트가 부분적으로 개장했지만 시설 운영비가 매출액보다 더 많았다. 지난해(2010년) 운영 적자는 263억원이다. 정부는 결국 지난해 3월 강원도개발공사에 경영개선명령을 내리며 강원랜드 출자지분과 알펜시아 부지 등을 매각하라고 요구하게 된다. 사업비는 1조6836억원에 부채가 6730억원에 달했으며 사업성이 없던 빌라 수십동을 무단매립했다는 의혹이 빚어지기도 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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