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영국 은행 스탠더드 차터드(SC)의 자료를 인용해 최근 중국이 미국 달러화 자산에서 탈피해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달러화 자산 대신 유럽 국채 매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황은 본격적인 전환국면을 맞이했다. 올해 1~4월 중국이 중국, 홍콩, 런던의 국채 매입 세력을 통해 사들인 미 국채 규모가 고작 460억달러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 1960억달러의 24% 수준에 그쳤다.
중국은 올해 1~4월 외환보유고가 약 2000억달러 증가했는데, 새로 유입된 자금 중 75%가 달러화 자산이 아닌 다른 자산에 투자된 것으로 조사됐다. 스티븐 그린 S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달러화에서 탈피해 외환보유고 다변화 정책을 실현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이 미 국채 매입 사실을 숨길 수 있는 방법을 동원했거나 집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위험도가 큰 미국 자산을 매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고위 관료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언론을 통해 국가 재정적자 위기가 심각한 유럽 국가들을 지원하고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4월 쑹저(宋哲)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사도 "중국은 달러화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유럽 국채를 매입해 왔다"며 "정책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 심장한 말을 했다.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굳이 미 경제와 달러화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지 않더라도, 유럽 채권 시장에서 제공하는 높은 금리는 투자 다변화 대상을 찾고 있는 중국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미 국채 등 미 달러화 자산 규모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전히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 자리에 올라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중국은 총 1조6110억달러 어치의 미국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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