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20핀 표준 단자 버리고 마이크로USB 통합 결정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우리나라 정부가 추진한 휴대폰 20핀 표준 충전단자가 2014년부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이 지난 16일 국제 표준 충전 단자방식을 마이크로USB로 제정하자 우리나라 역시 이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20일 휴대폰과 스마트폰에 사용되고 있는 20핀 표준 충전단자를 오는 2014년부터 마이크로USB 하나로 통일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USB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부분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단자다. 크기도 작고 데이터 교환과 충전을 모두 할 수 있고 MP3플레이어, PMP 등도 마이크로USB를 사용해 호환성도 가장 높다.


정부는 올해 초 일반 휴대폰은 20핀 표준 충전단자를 계속 유지하고 스마트폰에 한해 마이크로USB를 표준으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일반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휴대폰을 마이크로USB 표준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혀 소비자와 업계의 혼란도 만만치 않다.

◆오락가락 정부 표준, 소비자도 업계도 '혼란'=특히 정부 주도로 국제 표준에 역행한다는 지적까지 받으며 고집했던 20핀 표준 충전 단자를 결국 포기하게 된 점은 기술과 시대에 역행했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휴대폰 표준 충전단자는 지난 2001년 휴대폰 마다 서로 다른 충전단자로 인해 전용 충전기가 고장나면 구형 휴대폰을 쓸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자 정부 주도로 업계가 24핀에 합의하며 진행됐다.


이후 2008년부터 초슬림 휴대폰 열풍이 시작되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4핀 표준 충전 단자 대신 더 작은 충전단자를 내 놓기 시작했고 결국 20핀 표준 단자가 새로 제정됐다.


20핀 표준 단자가 제정됐지만 시장에는 24핀 표준 충전기만 보급되고 있어 유명무실해졌다. 소비자들은 매번 휴대폰 충전을 위해 24핀을 20핀으로 변환해주는 젠더라는 별도 액세서리를 들고다녀야 해 오히려 불편함만 가중됐다.


◆20핀 충전단자, 세계 표준 만든다더니=지난 2010년에는 정부가 국내 사용되는 20핀 표준 충전단자를 세계 표준 단자로 만들겠다며 ITU에 제안해 표준 초안으로 채택됐다.


당시 방통위 관계자는 "20핀 표준이 국제표준 초안으로 채택된 것은 현재 시장정착단계에 있는 국내 20핀 표준 단자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면서 "만약 국제표준으로 지정될 경우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들의 제조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내 놓았다.


방통위는 지난 3월 일반 휴대폰은 20핀 표준을 유지하고 스마트폰에 한해 마이크로USB를 표준으로 하는 2가지 표준안을 모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지난 1월 유럽표준화단체(CEN-CENELEC)와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는 마이크로USB를 유럽 스마트폰 표준 단자로 채용하는데 합의했다.


여기에 더해 ITU까지 국제 표준 충전단자를 마이크로USB 방식으로 통합하자 더이상 20핀 표준 충전단자를 고집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미 해외에선 일반 휴대폰에도 마이크로USB를 채용하고 있고 충전 부분에 있어서는 스마트폰과 일반 휴대폰의 구조가 동일하다 보니 굳이 두가지 표준을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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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관계자는 "휴대폰 표준 충전단자의 변화는 기술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결정된 것"이라며 "20핀 표준 단자 제정 당시 최선의 선택은 20핀이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USB의 표준이 제정된 시기는 2007년 2월이다. 스마트폰 열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 2009년부터 대부분의 스마트폰과 휴대폰에 마이크로USB가 사용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내 표준화 정책이 세계 휴대폰 시장의 트렌드를 따르지 못한 셈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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