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에선 생산량 확대...미국에선 품질 확보
15일 현대차 그룹 고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생산량 확대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는 품질 확보에 주력한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며 "반면 중국과 인도에서는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선진 시장에서 생산량을 늘리다보면 품질 관리에 실패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며 "조금 덜 팔더라도 품질 확보에 주력하라는 것이 정 회장의 지시"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미국에서 사상 첫 두 자릿수 점유율(10.1%) 진입에 성공했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 더 이상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추가 공장 설립을 요구했던 미국현대차법인(HMA)도 3교대 체제로 방향을 틀었다. 기아차미국법인(KMA)도 오는 9월 조지아 공장에서 옵티마(내수명 K5)를 생산하면서 기존 2교대 체제를 3교대로 전환할 방침이다.
내년 7월 베이징 3공장이 완공되면 100만대 생산 시대가 열리는 현대차도 4공장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중국 자동자 시장이 올해 1270만대에 이어 2015년 2000만대, 2020년 3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도에서도 3공장 건립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해 첸나이 1, 2공장에서는 60만480대를 양산해 추가 생산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중국과 인도는 중소형 저가 차량의 판매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만큼 현대차가 생산 여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면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는 품질을 강화하는 현대차그룹의 투트랙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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