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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7달러짜리 석면지붕'에 서서히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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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모양의 석면지붕은 인도 뿐 아니라 한국 빈곤층 집의 지붕으로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

물결모양의 석면지붕은 인도 뿐 아니라 한국 빈곤층 집의 지붕으로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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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인도 빈민층 집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으로 만든 지붕과 파이프가 사용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에서 성장률이 중국 다음으로 높은 인도지만 빈부격차가 심해 빈민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7달러 짜리 석면지붕을 써야 하고, 이를 생산하는 석면공장 노동자들도 석면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에서 석면 피해보상 시작됐지만…=블룸버그통신은 인도 석면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가족의 사례를 소개했다. 근로자는 석면폐증으로 일찍 숨졌고, 그의 부인은 석면폐증을 앓고 있으며 그의 아들 라젠드라 페베카르는 석면의 피해로 숨가쁨 증상을 앓고 있다.

페베카르는 지난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석면은 천천히 몸에 퍼지는 독"이라면서 "석면이 폐를 파괴시키고 있는데도 전혀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페메카르의 아버지는 석면공장에서 바닥을 쓰는 일을 담당했다. 아버지의 옷에 먼지처럼 묻어온 석면가루가 집에 있는 가족들의 폐에도 들어가 천천히 폐질환을 가져온 것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터너앤드네월은 지난해 12월 페베카르 어머니에게 아들의 석면폐증 보상금으로 70만 루피(1만6000달러)를 지급했다.

이 보상액은 아들 연봉에 10배에 해당하는 액수로 인도인 중 최초로 석면폐증에 대한 보상을 받은 사례다.

이후 지난달 40명의 석면폐증 노동자가 추가로 보상을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7000만 루피가 석면 피해보상액으로 지급됐다.

◆서서히 폐를 병들게 하는 '석면'=유엔원자재무역통계청에 따르면 인도는 최대석면 수입국이다

석면은 지정 1급 발암물질로 호흡을 통해 그 가루를 마시면 20년에서 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이나 석면폐, 늑막이나 흉막에 암이 생기는 악성 중피종인 석면폐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06년 영국에서 석면폐증이란 병이 있다는 것이 처음 알려졌다.

영국·미국 등 이미 선진국들은 10년 전부터 석면의 위험성을 깨닫고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일본, 한국, 유럽연합(EU)을 포함한 55개국이 석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 2009년부터 모든 형태의 석면의 수입·제조·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인도 근로자를 비롯한 인도인 대부분은 이와 같은 '석면'의 위험성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인도, 향후 석면 사용이 더 큰 문제=석면의 이런 위험성에도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최근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값싼 석면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석면시멘트생산업체모임은 "인도 빈민층 10만 명이 300루피(7달러)짜리 지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면은 석면슬레이트 지붕 원료로 쓰인다. 석면슬레이트는 포틀랜드 시멘트와 석면을 섞어 압착해 얇은 판으로서 평판(平板)과 곡판(谷板)이 있다.

문제는 인도에서 향후에도 값싼 건축물 설계를 위해 값싼 석면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지난해 "인도는 2030년까지 3800만 세대에 집이 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붕과 파이프 등 값싼 석면을 이용을 위해 러시아, 브라질, 캐나다 등에서 석면을 수입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드렉셀대학교의 마서 프랜크 교수는 "석면은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와 같기 때문에 내가 석면으로 인해 병이 걸리고 있는지 자각조차 못한다"면서 "석면 공장에 하루를 있든, 한달을 있든 극소수의 양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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