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더블딥 우려 확산...3차 부양책 가나?

[아시아경제 안준영 기자] 대선 레이스를 6개월 앞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머리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경제에 극심한 장기침체 현상인 더블딥 징후가 감지되면서 3번째 경기부양책 (QE3) 을 동원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 때문이다.

미국 5월 실업률은 9.1% 로 전달인 4월의 9.0%에 이어 두달 연속 9%대를 찍고 있다.

1월 9.0%으로 올해를 시작한 미국 실업률은 2월 8.9%, 3월 8.8%로 다소 낮아지는가 싶더니 4월부터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택시장도 다시 침체에 빠졌다.

미국 전체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S&P·케이스-실러주택가격 지수는 지난 3월 138.16으로 2003년 이후 8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S&P 케이스-실러 국가 주택가격지수는 2009년과 2010년 초반까지 상승하다가 지난해 4분기 이후 최근까지 하락했다.

실업률과 주택지수는 미국 경기회복의 양대 풍향계다.

일자리가 없으면 소비를 줄이는 것처럼, 집값이 떨어져도 집이 있는 미국인들은 물품 구매를 늘리지 않는다.

더군다나 주택부문은 미국 전체 고용시장의 13% 가량을 창출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와 유가등 해외 여건까지 악화되면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경기침체' 가 두 번 계속되는 '더블딥' 현상이 오는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CNN머니의 설문조사에서 미국의 유수의 경제학자 18명은 미국 경제의 '더블딥' 발생 가능성이 약 15%라고 답했다.

이는 올초보다 예상률이 두 배가 뛴 것으로 그만큼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의 미국 경제지표를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것을 의미한다.

이코노믹 아웃룩 그룹의 버나드 바모올 경제학자는 "지금 상태로 볼 때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될 가능성은 20% 미만으로 낮은 편이지만 6개월 전만 해도 더블딥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고 우려했다.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 이달말 종료되는 2차 양적완화정책 (QE2) 에 이어 3차 경기부양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예측으로 유명세를 탔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1일 “미국 경제가 계속 약세를 보이고 주식시장이 10% 이상 조정된다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가 올해 말 3차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최근 세계경제의 더딘 회복에 대해서도 “단순한 ‘소프트 패치' (경제성장기의 일시적 둔화) 가 아니다” 며 "유럽 국가들은 재정위기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채 결국 부채 재조정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경기불황이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았듯이 경기불황이 끝나는 것도 마찬가지로 하룻밤 사이에 이뤄지지 않는다" 며 국민들의 기대심리를 낮추는데 주력했다.

3차 양적완화정책 도입여부는 인플레이션과 소비, 제조업, 고용 등 이번주 발표되는 일련의 경제지표들에 따라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5월 소비 증가율이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망하면서, 14일 미 상무성의 발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준영 기자 daddyandrew@